한국과 일본은 독도문제·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등에 따른 외교분쟁과 관계없이 경제분야에서는 양국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진척시키고 고유가에 공동 대응하는 등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또 경제력에 비해 낮은 두 나라의 국제통화기금(IMF) 지분율을 함께 높여나가기로 했으며,부품소재 산업에서의 협력도 공고히 하기로 했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0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개막된 제46차 미주개발은행(IDB) 총회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다니가키 사다카즈 일본 재무상과 가진 회담에서 양국이 FTA가 체결되도록 노력해 다른 국가의 모범이 되자고 제안했으며 다니가키 재무상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한·일 FTA협상은 일본 농업계의 개방 확대 반대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한 부총리는 "FTA 협상 과정에서 서로 제시하는 안이 너무 동떨어져 있으면 조정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한 부총리는 또 일본 기업들이 한국 내 부품소재산업에 적극 투자하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최근 급등하고 있는 유가와 관련,수요국 입장에서 공동 대응하는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또 지난 97년과 같은 금융위기가 재발하지 않도록 한·중·일 3국이 금융분야 협력을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한 부총리는 이어 "한·일 양국이 IMF 지분율을 경제력에 걸맞게 높여나가기로 의견을 모았으며 일본 재무상과의 회담 전에 만난 존 테일러 미국 재무 차관도 이에 공감을 표시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한국의 IMF 지분율은 0.76%로,2008년 IMF가 회원국 지분율을 재검토할 때 세계 경제 비중(GDP 기준)인 1.8%까지 높여나간다는 방침이다. 한 부총리는 이날 열린 총회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중남미 국가의 빈곤 감축 및 경제개발을 위해 2억달러를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지난달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IDB에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처음으로 회원국 자격으로 총회에 참가했다. 한국은 IDB 가입에 따라 연간 2백억달러 규모인 중남미 조달시장에 참여할 수 있게 됐으며 민간기업의 중남미 진출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오키나와(일본)=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