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공사판이었다. 아랍에미리트의 두바이는 더 이상 중동의 허브가 아니었다. 세계의 중심으로 불리우길 원하고 있었다. 밀려드는 중동 각국의 오일달러와 미국과 유럽의 자본,강력한 통치체제는 두바이를 중국 상하이에 버금가는 역동적인 도시로 탈바꿈시키고 있었다. 각국 비즈니스맨들도 중동 오일달러를 선점하기 위해 앞다퉈 중동의 관문 두바이로 몰려들고 있다. 도심을 가로질러 수도인 아부다비까지 연결되는 10차선 세이크자예드로(路).대로변은 이미 4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숲이다. '역사가 솟아 오른다(History Rising).' 세계 최고 높이로 건설되는 '부르즈 두바이(두바이타워)'를 알리는 문구가 새겨진 깃발은 도시 전체를 뒤덮고 있었다. ○천지개벽 두바이 '지구는 새로운 중심을 갖게 된다.(The earth has a new center.)' 두바이타워 두바이몰 고급빌라촌 등 총 사업비가 30억달러에 이르는 부르즈 두바이 프로젝트 전시관에 걸린 문구다. 지금까지 알려진 이 빌딩의 규모는 7백m 이상,1백60층 이상이라는 것 뿐.최종 높이와 층수는 극비에 부쳐져 있다. 15일부터 골조공사에 들어가는 삼성건설의 김경준 상무는 "다른 개발회사가 비슷한 높이의 빌딩 건립을 계획하고 있어 아직까지 최종 높이와 층수를 확정하지 않았다"면서 "높이는 최소 1백m 이상 층수도 20층 이상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이 빌딩은 9·11사태의 아픔을 딛고 미국의 뉴욕 월드트레이드센터 자리에 들어설 프리덤 타워(5백41m) 보다 2백50m 이상 높아진다. 뿐만이 아니다. 도심에서 세이크자예드로를 타고 20km를 달리는 동안 눈에 보이는 것은 건설현장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최대의 실내 스키장,초고층 아파트,초대형 쇼핑몰의 공사현장엔 대형 크레인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사막을 도시로 만드는 작업은 바다로까지 뻗어가고 있다. 개발회사인 나킬은 두바이 앞바다를 준설,야자나무 모양의 거대한 미니 신도시를 3개나 건설 중이다. 최근 발표된 세번째 해상 도시인 '팜 데이라'는 규모가 프랑스 파리에 육박한다. ○두바이를 선점하라 중동의 허브인 두바이는 요즘 세계 각국에서 몰려든 기업인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호텔의 빈방 구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이들이 두바이로 몰려들고 있는 것은 중동 건설·플랜트시장과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모든 중동 비즈니스가 두바이에서 이뤄진다는 이 곳 사람들의 이야기는 결코 거짓이 아니다. 제벨알리 자유무역지대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모비스 등 한국 기업들을 비롯 캐논 소니 BMW 등 3천여개 글로벌 기업들이 물류창고를 두고 있다. 중동 공략의 보급기지인 셈이다. 최근 사우디 제다에서 두바이로 아프리카 중동지역 본부를 옮겨온 GM처럼 중동시장의 거점을 이전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두바이 항만국은 물동량이 해마다 20% 이상 급증하자 4개의 컨테이너 터미널을 오는 2020년까지 추가로 건설,지난해 5백20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였던 컨테이너 처리가능 물동량을 4배인 2천1백만TEU까지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두바이공항도 확장공사가 한창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의 클라이브 리드 부사장은 "오는 2007년까지 연간 7천만명이 드나들 수 있는 규모로 공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의 3배 수준이다. 두바이=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