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1일 한·일관계 악화와 관련,"최근 불미스러운 일이 좀 있었지만 한국은 감정적 대응을 하지 않고 냉정하게 계속 설득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 대통령궁에서 호르스트 쾰러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그간 (한국은) 과거를 묻지 않고 미래지향적으로 한·일관계를 잘 정립해 나가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이 전했다. 노 대통령과 쾰러 대통령은 가까운 시일내에 양국교역을 2백억달러로 확대,정보기술(IT) 첨단기술분야 등 중소기업간 협력 강화에 나서기로 합의했다. 독일측은 북한 연수생 초청,인도적 지원 등으로 북한의 개혁개방 촉진에 노력키로 했다. 이에 앞서 노 대통령은 이날 베를린에서 동포간담회를 갖고 "북한이 협력하고 어떤 대화든 진행시키면 한국은 항상 열려 있으며,일체의 조건이 없다"면서 "단지 비료지원 건만은 북한이 공식 대화 창구에 나와서 지원요청하는 게 도리"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그러나 "때로는 남북관계에서도 쓴소리를 하고 얼굴붉힐 때는 붉혀야 하고 이웃(일본)과도 쓴소리하고 붉힐 때는 붉혀야 한다"고 말해 조건없는 대화를 촉구하면서도 상황에 따라선 대북강경책도 동원한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베를린=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