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전쟁-탐색전은 끝났다] (3) 격전지별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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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들의 영업경쟁은 '총성 없는 전쟁'이다.
금융대전의 최대 격전지인 소매대출시장에는 전문 대출모집인이 고객의 안방까지 파고들고 있다.
중소기업 대출시장은 행장이 직접 현장을 누비며 세일즈 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엔 부동산 시장에 봄기운이 감돌면서 재건축·재개발 시장도 새로운 격전지로 떠올랐다.
○새 격전지,재건축·재개발 시장
은행들은 대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을 놓고 이주금 대출 등을 맡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건물이라는 확실한 담보가 있는 데다 일단 이주금 대출을 따내면 해당 고객은 예금과 대출,프라이빗 뱅킹(PB) 등 다른 영업 고객으로 이어지는 등 부수적인 효과도 크기 때문이다.
최근 가장 격렬하게 집단대출 수주전이 벌어졌던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2,3단지.각각 3천4백10가구와 2천4백44가구 규모로 재건축되는 이 단지에는 9개 은행이 수주전에 참가,이주비 대출을 놓고 격전을 벌였다.
반포주공 2단지는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반포주공 3단지는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이 각각 낙점됐다.
두 단지를 합쳐 총 1조8천5백억원의 대출이 예상되는 초대형 사업지여서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좋은 조건을 내걸다 보니 대출금리가 특판예금 이자 수준(연 4.2% 내외)보다 낮은 연 4.09∼4.14%(양도성예금증서(CD)금리+0.55∼0.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집단대출을 따내기 위해 은행들은 전담조직도 만들고 있다.
집단대출 시장의 70%가량을 점유하고 있는 국민은행은 개인영업그룹 안에 21명으로 모바일 세일즈팀을 가동 중이다.
우리은행과 제일은행은 각각 주택금융사업단과 주택금융마케팅부를 운영하며 2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나은행과 신한은행 등도 집단대출을 지원하는 도움드림팀 등을 두고 있다.
○등산길에서도 대출영업
SR(Sales Representative·대출모집인)로 일하는 김기섭씨(39).
그의 하루는 출근길 직장인들에게 전단지를 돌리는 것으로 시작된다.
전단지에는 '대출금리 4.35%'라는 글씨가 큼지막하게 박혀있다.
샐러리맨들의 출근 행렬이 잦아들면 그는 바로 무대를 부동산 중개업소로 옮긴다.
모기지론을 주로 취급하는 그는 하루 평균 30여개의 부동산을 돈다.
고객이 대출을 상담해오면 시간과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지난 일요일엔 청계산에서 등산 중인 고객을 찾아가 대출서류를 받아오기도 했다.
국민과 신한,조흥을 제외한 하나 우리 제일 외환 등 대부분 시중은행들이 대출모집인 제도를 운영한다.
씨티은행이 가동하는 대출모집인은 7백명에 달한다.
HSBC는 전국에 고작 8개의 지점을 두고 있지만 대출영업팀 인원은 4백명이 넘는다.
HSBC는 이 인원을 올해 말까지 1천명으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사외와 사내에 '우리모기지'와 'SR팀'이란 대출모집인 조직을 두고 고객 유치전을 펴고 있다.
○공단 누비는 행장들
중소기업 대출시장에는 행장들이 직접 발벗고 나서고 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요즘 '비가 오면 우산을 같이 쓰는 파트너가 되겠다'는 공약을 내걸고 반월 등 주요 공단을 돌고 있다.
강권석 기업은행장은 지난 1월 중 전국을 돌며 2천여명의 중소기업 CEO들을 만났다.
신상훈 신한은행장도 지난 두 달간 전국의 주요 공단을 누비며 우량 중소기업 확보에 총력전을 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