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30년 원자력 기술의 결실인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가 메모리 반도체에 버금갈 신개념 메모리칩이나 획기적 신약소재 등 '대박 기술' 탄생에 본격 활용된다. 한국원자력연구소는 11일 하나로 가동 10주년을 기념한 국제 학술심포지엄 '하나로 2005'를 개최하고,하나로를 세계적인 연구성과를 내는 동북아 원자력 연구 중심시설로 육성한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원자력연구소는 하나로에서 나오는 중성자를 이용해 물질구조를 규명하는 중성자빔 연구와 방사성동위원소 적용 연구를 중점적으로 강화,기초과학 성과는 물론 신개념 메모리칩,획기적 신약소재의 기술 개발을 지원키로 했다. 원자력연구소는 이 가운데 부도체인 고순도 실리콘 단결정에 중성자를 쪼여 극미량의 실리콘을 인으로 변환,반도체로 만드는 중성자 핵변환 도핑(NTD)기술을 고부가가치 분야로 꼽았다. 이를 이용하면 고속전철,자기부상열차,수소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최고급 전력용 실리콘 반도체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연구소는 또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항암제와 중성자 산란장비를 활용한 신약소재 및 단백질,나노소재 등의 개발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김영진 하나로이용기술개발부장은 "하나로는 기존 연구장비로는 불가능했던 물질구조 연구를 가능케 해 나노기술,바이오기술은 물론 의학적으로도 무궁무진한 활용도를 갖고 있다"며 "앞으로 연간 투입 예산대비 최대 10배에 이르는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자력연구소는 아울러 하나로를 한국 중국 일본 호주 등 4개국을 연계하는 동북아 원자력 연구개발(R&D)의 거점으로 육성키로 했다. 4개국 연구진들을 네트워크로 묶어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이를 위한 국제 협력기구도 설립하기로 했다. 이 밖에 오랜 연구 끝에 국산화,지난해 사용허가를 획득한 핵연료 수출에도 본격 나서기로 했다. 하나로는 세계 10위권의 성능을 보유한 30MW급 다목적 연구용 원자로로 기초과학 연구에 필수적인 고속 중성자를 생산하는 거대 연구시설이다. 13일까지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중성자 초거울 발명자인 페렝크 메자이 박사와 미국표준연구소 중성자연구센터 소장을 지낸 마이클 로우 박사 등 중성자 분야의 해외 전문가 70여명이 참석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