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슈의 현장 5] (1) J프로젝트 중심지 해남 산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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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전라남도가 추진 중인 J프로젝트(서남해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건설계획) 예정지인 해남군 산이면.11일 전남도와 미국 로킹햄사,한국관광공사,금호산업 등 4개국 19개 그룹·기업·공사 간 투자합의각서(MOA)가 체결되면서 이곳의 부동산 시장도 다시 꿈틀거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차 투기 열풍 이미 지나가
이곳은 작년 초부터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했다.
1평에 1만원 남짓 하던 논밭의 가격이 작년 8월께는 5만~6만원대까지 올랐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해남군을 통틀어 21개에 불과했던 부동산중개업소도 현재 57개로 늘어났다.
늘어난 중개업소의 대부분은 산이면에 집중돼 있다.
면(面) 전체가 수용될 가능성이 높은 산이면보다는 주변의 땅값이 더욱 큰 폭으로 상승한게 특징이다.
산이면과 접한 마산면의 경우 도로 주변 땅은 평당 13만~15만원까지 급등했다.
마산면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고 있는 전모씨(58)는 "자고 일어나면 땅값이 변해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 주춤하는 모습이지만 입지 조건으로만 본다면 당분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은 찻잔 속 태풍 분위기
지난해 8월 산이면 전체와 인근 화원면 일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땅투기 열풍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산이면 지사리 이장 김춘만씨(56)는 "땅값이 평당 7만~8만원까지 오르자 동네 사람 여럿이 땅을 팔고 나갔다"면서 "작년 8월까지만 해도 도면만 보고 바로 계약서 쓰자는 사람들 천지였는데 지금은 땅 팔아 농협 빚 좀 갚아 보려고 해도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
○위장전입·땅 편법취득도 성행
현재 산이면 전체 토지의 70% 가량은 외지인 소유다.
작년 8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뒤에도 위장전입은 이어지고 있다.
산이면 면사무소의 실태조사에서 작년에만 6명의 위장전입 사례가 적발됐다.
이들은 서울과 광주에서 주소지를 옮긴 20~30대였다.
토지 획득을 위한 다양한 편법도 성행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는 현지인이 아니면 일정 면적 이상의 토지를 매입할 수 없다.
하지만 부동산중개업소 등을 통해 동네 주민의 명의로 토지를 구입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산이면 A중개업소 관계자는 "토지거래 실명제로 위험부담은 크지만 중개업소를 믿고 타인 명의로 사들이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런 경우 해당 부동산에 담보권을 설정해 위험을 방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이면 곳곳에는 이같은 '편법거래를 신고하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지먼 아직까지 신고실적은 전무하다고 안준승 해남군 민원봉사과 부동산관리담당은 전했다.
○반신반의 속 호가 상승 조짐
J프로젝트 개발이 가시화되면서 호가(呼價)는 조금씩 오르고 있다.
마산면 B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정부와 전남도의 행보가 빨라지고 기업들이 적극 나설 움직임을 보이면서 한동안 잠잠하던 땅값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며 "간간이 매수희망자가 나타나면 즉석에서 호가가 올라가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거래는 그리 많지 않은 편이라는게 현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곳이 대부분이고,J프로젝트가 계획대로 순조롭게 진행될지에 대한 의문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해남=안정락·차기현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