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투자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적립식 펀드 통계가 집계하는 곳에 따라 천차만별이어서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간접 시장의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서라도 적립식 펀드에 대한 정확한 시장규모 추산이 시급하다는 주장이다. 1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적립식 펀드 총 가입금액은 집계 기관별로 최대 1조원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각 운용사가 밝히는 수탁액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4월 초 현재 적립식 펀드 총 가입금액은 3조원을 훨씬 웃돈다. 판매사별 집계를 모으면 규모는 더욱 늘어나 4조원에 육박한다. 반면 펀드평가사 집계로는 3조원에 아직 못미친다. 이 같은 '고무줄' 수치는 일차적으로 적립식 펀드의 유형이 명확하지 않다는 데서 비롯된다. 적립식 펀드를 광의로 보면 주식형이나 혼합형,채권형 펀드 중 적립 형태로 넣는 펀드를 모두 포함한다. 심지어 같은 펀드라 할지라도 판매사에 따라 적립식으로 판매되는 경우도 있고,거치식으로 판매되는 곳도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거치식 펀드라 하더라도 판매사 한곳에서 적립식으로 판매되면 모두 적립식 펀드로 집계하는 경우도 있다"며 "적립식 펀드 통계의 부풀리기가 심하다"고 지적했다. 물론 그렇다고 '적립식'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펀드만 집계할 수도 없다. '적립식'이란 단어가 안 들어간 일반 펀드 가운데서도 적립 형태의 펀드들이 상당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산운용협회는 이달부터 각 판매사들로부터 월별 판매액을 받아 매월말 통계를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마저도 판매사가 부풀려 보고할 경우 걸러낼 방법이 없다. 업계 관계자는 "간접시장 발전을 위해서라도 감독당국에서 들쭉날쭉한 적립식 펀드 개념을 단일화하고 정확한 시장규모를 집계해 발표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