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PB들이 말하는 부자고객 투자처는.."상가.빌딩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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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자들은 어디에 돈을 묻어놓고 있을까.
부자고객들을 상대하는 주요 은행의 일선 프라이빗뱅커(PB)들은 최근 부자들의 재테크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말한다.
서울 강남권의 소규모 빌딩이나 상가에는 여전히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올들어 아파트가격이 급등하면서 아파트를 제외한 다른 투자처를 찾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은행 PB는 "부자고객들은 재테크로 성공한 사람이 많기 때문에 일반 고객보다 한 발 앞서 투자하는 편"이라며 "요즘엔 가격이 급등한 강남권 아파트보다 상가.빌딩 등 수익성 부동산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권 상가·빌딩에 관심
서울 강남권의 소규모 빌딩이나 상가를 찾는 부자고객들이 많다.
임대수익과 자본수익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매물이 많지 않은 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요즘 PB고객들은 좋은 상가나 빌딩이 나오면 당장이라도 사고 싶어하지만 적합한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PB사업부 부동산팀장은 "부자고객들은 50억∼1백억원 사이의 강남권 상가나 빌딩에 가장 높은 관심을 보이지만 가격이 고평가돼 있는 경우가 많아 거래가 활발하지는 않다"고 전했다.
○"아파트가격 너무 올랐다"
부자고객 중에선 1∼2년 전 강남권 대형 아파트나 소형 재건축아파트에 선(先)투자한 사람이 많다.
이들은 아파트 추가매수에 대해선 부담을 느끼고 있다.
올들어 강남·분당 등을 중심으로 아파트 값이 너무 많이 뛴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압구정동이나 개포동 등의 재건축아파트에 대해선 여전히 관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김억만 삼성역하나은행 PB부장은 "현재 투기적 목적으로 아파트를 사려는 고객은 별로 없다"면서 "세금문제 외에도 단기 아파트 값 급등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고 팀장은 "고객 중 상당수는 좀더 기다렸다가 가격이 조정받으면 그때 투자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토지는 5억∼10억원짜리 선호
토지는 여전히 관심권이다.
특히 수도권의 5억∼10억원짜리 매물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수도권의 상당수 지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 있어 매수가 활발하지는 않은 상태다.
안명숙 우리은행 PB사업단 부동산팀장은 "토지투자를 서두르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자산의 일정부분을 땅에 묻어두겠다는 의지가 강한 편"이라며 "충청권에 대한 열기가 식은 대신 허가구역으로 묶이지 않은 수도권 토지에 대해선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1백억원 이상의 거액 자산가들은 일반 PB고객과 달리 좀더 신중한 편이다.
이들은 연초 강남 아파트 값 급등기에도 동요하지 않다가 요즘들어 오히려 안전한 금융상품 비중을 늘려가는 추세라고 PB들은 전했다.
김지형 한국씨티은행 압구정씨티골드지점 차장은 "거액 자산가들은 강남권 아파트 값 변화에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으며 금융상품 위주로 유동성을 조금씩 늘리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