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어제 LG필립스LCD가 주요 대형 IT기업 중 가장 먼저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과연 LCD경기가 바닥을 찍었는가 하는 부분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LG필립스LCD 실적과 LCD 업황에 대해 취재기자와 함께 알아 보겠습니다. 조성진 기자, 우선 어제 LG필립스LCD의 실적 결과부터 알아볼까요? ((기자)) 네, LG필립스LCD가 증권사들의 예상치보다 다소 많은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LG필립스LCD는 연결 매출기준으로 올해 1분기 매출 2조 640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의 1조 9330억원에 비해 6.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지만 ▲영업손실 1,350억원 ▲경상손실 1,570억원 ▲당기순손실 790억원으로 적자로 전환됐습니다. 특히 국내 많은 증권사들이 올 1분기 영업손실을 약 7백억∼1천억원대로 예상한 것과 비교할 때, 적자폭은 다소 컸습니다. ((앵커)) 이처럼 적자를 기록하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요? ((기자))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급격히 나빠졌던 것과 그 이유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되고 있는 LCD 패널의 가격 하락과 원화강세 때문이라고 LG필립스LCD 측은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이미 LCD패널 가격은 지난 1분기 평방미터당 2085달러를 기록하며 2000달러를 위협할 정도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원화환율 역시 현재 달러당 1000원 내외로 지난해 말보다도 더욱 떨어졌기 때문에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증권 전문가들도 역시 이같은 이익 부진에 대해 대체로 판매가격 하락과 6세대 라인 가동 초기의 원가 관리 어려움 등으로 이익률이 낮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LG필립스LCD의 실적이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바로 세계 LCD 선두권 기업으로 LCD업황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면에서 이러한 실적부진에도 불구하고 LCD 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시그널이 될만한 변화가 매출 부분에서 나타나고 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우선 매출이 매출이 2조원을 넘어섰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증권사에서 예상했던 매출액을 뛰어넘으면서 수요가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노트북 PC용, 데스크톱 모니터용, TV용 대형 패널과 와이드 패널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패널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의 영향이 어느 정도 상쇄될 수 있었다고 LG필립스LCD 측은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1분기 선적량이 증가한 것은 대형 패널과 와이드 패널에 대한 시장수요가 증가한 데 따른 것이며, 특히 TV용 대형 패널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고 분석했습니다. 실제로 매출 비중을 좀 들여다 보면, 2004년 4분기에는 매출 기준으로 데스크톱 모니터용 TFT-LCD 패널이 53%, 노트북 PC용 패널이 27%, TV용 패널이 15%, 어플리케이션용 패널이 5%를 각각 차지했었습니다. 그러나, 2005년 1분기에는 데스크톱 모니터용 TFT-LCD 패널이 56%, 노트북 PC용 패널이 18%, TV용 패널이 22%, 어플리케이션용 패널이 4%를 차지하면서, TV용 패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대형 패널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전체 LCD 시장의 판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LG필립스LCD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긍정적인 트렌드는 대형 와이드 LCD 모니터와 LCD TV에 대한 수요 증가로 LCD 표준 제품의 크기가 확대되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결국 대형 제품 등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서서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어쨌든 LCD업황이 최악의 국면을 벗어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이러한 결과에 비쳐볼 때 LCD업황이 바닥을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판단할 수가 있을까요? ((기자)) 그렇게 판단하기만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실제로 증권사들의 LG필립스LCD의 실적 추정치를 발표하면서, 대체로 영업손실이 700억원~1000억원 이내면 2분기부터는 급속한 수익성 전환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영업손실에 대한 기대치를 두배 가까이 넘어서면서, LG필립스LCD가 이익을 실현하게 되는 시점을 다소 멀리 보는 판단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강윤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회사 쪽에서 제시한 수익성 지표를 고려할 때 2분기 흑자전환도 불투명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따라 "2분기 흑자전환 여부보다는 업황이 개선되는 하반기에 이익을 얼마냐 내느냐가 중요하다"며, "실적 회복추세는 완만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것은 결국 LCD업황 역시 아직까지도 완전히 바닥은 아니라는 것을 의미하며, V자형 반등보다는 U자형의 완만한 회복세를 점친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LG필립스LCD가 2분기 이후 실적개선 추세를 보일 것이라는 데 대체적으로 의견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특히 하반기로 갈수록 흑자 폭이 확대돼 4분기 쯤에는 3000억∼4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이에 따라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LG필립스LCD의 적자가 2분기까지 지속된다 하더라도 하반기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버리지 않고 있습니다. 이들은 LCD업계 내에서 최근 17인치 모니터 등 일부 제품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패널 가격의 상승세가 2분기 이후 전 품목으로 확대되면 하반기에는 턴어라운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러한 LG필립스LCD에 대한 기대감이 LCD 시장 전체를 바라보는 거울로 작용한다고 볼 때, 2분기부터는 완만하지만 업황이 개선 기미를 보이고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회복국면으로 들어가게 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조성진기자 sccho@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