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중에 방송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서비스는 위성DMB와 지상파DMB가 유일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다. 내년부터 상용화될 HSDPA(고속하향패킷접속·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와 휴대인터넷이 DMB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통신의 3.5세대로 불리는 이들 기술은 실제 데이터 전송속도가 초고속인터넷과 맞먹는 1∼4Mbps수준이어서 대용량 멀티미디어 파일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HSDPA는 3세대서비스인 WCDMA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다운로드 속도가 WCDMA에 비해 7배나 빠르다. HSDPA는 이론상 최대 14Mbps,실제로는 2∼3Mbps 속도로 데이터를 전송받을 수 있다. 이는 지금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와 맞먹는 수준이다. 올해 초 프랑스에서 열린 3GSM세계회의에서 미국 퀄컴과 독일 지멘스가 휴대폰으로 동영상을 평균 1.8Mbps로 전송하는 HSDPA기술을 처음으로 시연하는데 성공했다. 조만간 데이터 전송속도를 7Mbps로 높일 수 있는 기술도 개발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는 SK텔레콤KTF가 올해 하반기부터 HSDPA네트워크 장비에 투자를 집중해 내년 상반기께 상용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삼성전자LG전자도 이미 HSDPA폰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HSDPA가 상용화되면 휴대폰 스트리밍서비스 등을 통해 시속 2백50km 속도에서도 동영상을 볼 수 있다. 내년 상반기 중에 상용화되는 휴대인터넷도 역시 DMB와 유사한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한다. 휴대인터넷은 시속 60km 이내의 저속이동 중에 평균 4∼5Mbps의 속도로 인터넷을 쓸 수 있는 서비스다. KT SK텔레콤 하나로통신 등이 사업자로 선정돼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들은 노트북이나 전용단말기는 물론 휴대폰을 통해 초고속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따라서 DMB는 물론 HSDPA와도 한판 승부가 불가피하다. 업계에서는 대용량 데이터전송이 가능한 기술들이 잇달아 개발되면서 콘텐츠를 확보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통신과 방송간의 융합도 더욱 촉진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