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맞춤형' 단기 최고경영자과정(EMBA)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 비즈니스 스쿨은 변호사 의사 약사 등 특정 직종의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경영자들에게 필요한 비즈니스 전략 등을 3~5일 정도에 집중 교육하는 '속성 코스'다. 비즈니스위크 최근호는 "미국에서 1년 이상의 기간에 걸쳐 2만∼3만달러의 비싼 학비를 내가며 백과사전식으로 수업을 받는 기존의 EMBA 대신 특정분야의 단기 속성 EMBA가 각광을 받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종전의 EMBA는 직종 구분없이 다양한 분야의 최고경영자(CEO)들을 대상으로 하는 관계로 '친목 도모의 장'을 마련해 주는데 그쳤을 뿐 알찬 내용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실제로 세계적인 경영대학원들이 맞춤형 EMBA를 잇따라 개설하고 있다. MIT 경영대학원인 슬론 스쿨은 생명공학과 제약회사,종합병원 CEO들을 위한 3주짜리 교과과정을 개설,수강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과정에선 동종업계 동향을 빠르게 파악할 수 있고,보다 심도 깊은 토론도 벌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UC버클리대 하스 스쿨은 최근 변호사들만을 위한 3일짜리 EMBA를 열었다. 변호사들은 이 과정을 통해 기업 고객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배우고,그동안 이해하지 못했던 비즈니스 용어에도 친숙해질 수 있게 된다. 최근에는 과학 분야 CEO들을 위한 EMBA도 등장하고 있다.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스쿨은 문과출신 경영자들을 위해 복잡한 과학원리를 설명해주는 4일짜리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곳에선 기업 경영자들이 과학자와 기술자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며,이공계 출신 종업원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방법 등을 배운다. 비즈니스위크는 "미국 기업들은 잡학다식형 인재보다는 전문가를 원하고 있기 때문에 EMBA도 전문화돼야만 경쟁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