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쫓는 닭,황소가 장가가는 날,휘파람 부는 돼지….' 동물을 소재로 한 상표 출원 바람이 다시 불고 있다. 기업과 개인들이 최근 들어 돼지 토끼 개 소 등 동물 특유의 친근함을 강조한 세련된 이미지의 상표로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12일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올초까지 5년 간 '돼지'가 들어간 상표 출원은 총 5백93건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료제조업체인 이지바이오시스템은 요식업에 쓰기 위해 '돼지가 좋은 사람들'을 출원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업을 하는 정중모씨는 '책읽는 돼지'를,식당업을 하는 노재춘씨는 '벌침맞은 돼지'를 각각 상표로 출원했다. 토끼는 66건이 상표에 사용됐다. 캐릭터제작업체인 웰컴상사는 '빨간토끼'를,CI(기업이미지통일) 제작업체인 율도국은 '엽기토끼'를,광고업을 하는 이승훈씨는 '토끼랑상점찾기'를 각각 상표 출원했다. 원숭이는 33건,호랑이는 21건이 상표 소재로 쓰였다. 주요 상표로는 랜덤하우스중앙의 '웃음천하원숭이학교',청수식품공업의 '호랑이표청수',김경희씨(의류판매대행업)의 '까치호랑이'가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영상기록장치에 '애완견 뭉치 돌보기'를 상표로 사용하고 있다. 소고기 음식점을 경영하는 김지윤씨는 '황소가 장가가는 날',치킨전문점을 운영하는 이준권씨는 '개쫓는 닭'을 상표출원했다. 하이트주조는 '용의 눈물'을 상표로 쓰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동물상표는 말표구두약 오리표싱크 제비표페인트 등과 같이 초창기 국내 산업을 이끌던 기업들이 많이 사용했으나 올드 패션의 이미지를 준다는 인식 때문에 한동안 사용을 꺼려 왔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애완 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동물상표도 덩달아 늘어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에 등장한 동물상표는 서술적이고 해학적인 문구로 세련된 이미지를 갖추고 있다고 그는 분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동물상표는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설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표 응용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