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은행보다 금리가 높아 예금이 몰리고 대출이 쉬워 수요가 늘어나는 저축은행들이 지난 상반기에 순익이 크게 늘었습니다. 그러나 이자수익과 수신금리 인하 덕분에 큰 폭의 당기순익을 거뒀지만 회사마다 이익구조가 다르고 아직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어떤 회사들이 적절하게 적응했는지, 그렇지 못한 회사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취재기자와 알아봅니다. [앵커1] 차희건 기자, 우선 저축은행 업계 전체 순이익이 크게 좋아졌다는데 어느 정도인지 알아보자. [기자1] 업계 전체적으로는 높은 금리덕택에 예금이 크게 늘고 대출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이자수익 증대와 예대마진 확대로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저축은행 실적(막대그래프) | (이자수익) | 7200억원 | (이자수익) | 6400억원 | | | | (순익) | 1603억원 | | (순익) | 840억원 |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03년 상반기 '04년 상반기 6월 결산법인인 저축은행의 지난 회계년도 상반기 당기순익은 1603억원으로 2003년 같은 기간의 840억원보다 763억원 늘어나 90.8% 증가했습니다. 전체 113개 저축은행 가운데 영업정지중인 4개 저축은행을 제외한 109개 은행의 영업이익중 이자부문 이익이 7200억원으로 2003년에 비해 801억원 늘어난 12.5% 증가율을 보여 이자수입이 이익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자수익>이자비용 예대차확대) 이를 세부적으로 보면 대출금이 28조수준으로 늘어나면서 이자수익이 2181억원이나 증가한 반면 평균 수신금리를 스스로 5.87%에서 5.51%로 내린 탓에 이자비용은 1379억원 증가에 그쳐 예대마진이 높아진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앵커2] 전체 경영성과가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는데 전체 여수신 규모와 주요 재무비율은 어떤가요. [기자2] 저축은행은 소비 심리 회복 조짐과 수신금리 인하로 영업환경이 개선되며 여수신 증가와 함께 자기자본, 총자산이 크게 늘어 외형상 두드러진 성장을 보였습니다. (외형성장 큰폭 확대) -소비심리회복,수신금리인하 -자기자본,총자산 22%씩 증가 -부실여신비율 5.9%(-0.5%) -소액대출연체액 325억원 감소 저축은행의 지난해말 기준 예금은 30조 9715억원으로 22.5%, 대출은 28조 6596억원으로 25.6%의 높은 증가세를 나타냈습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의 지난해말 자기자본은 1조7858억원으로 3316억원 22.8% 증가했고, 총자산도 34조4953억원으로 2003년말보다 6조2172억원 늘어 22.0% 증가했습니다. 대출의 정도를 나타내는 고정이하여신비율은 2003년말 대비 0.1%포인트 증가한 11.3%였으나 부실여신비율은 5.9%로 0.5%포인트 감소했습니다. 부실우려의 문제가 되었던 소액신용대출 연체액은 2003년말에 비해 325억원 줄었고, 대충당금 적립액은 1조9593억원으로 3588억원 늘어나 적립률이 101.6%로 0.1%포인트 증가했습니다. (BIS비율 떨어져 건전성요구) 다만 저축은행의 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위험가중자산 증가 영향으로 평균 8.22%로 2003년보다 0.45%포인트 떨어져 자산관리의 건전성이 요구됩니다. [앵커3] 저축은행의 실적이 좋아졌지만 금융감독당국은 업계의 경영 악화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저축은행 향후 지도 방안'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가? [기자3] 금융감독당국은 정상화가 어려운 부실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조속히 마무리 하는 등 저축은행 전체를 대상으로 재무상황에 개별 회사의 특성과 문제점을 반영, 정밀진단을 실시키로 했습니다. (금감원 구조조정 가속화) -경영여건 호전여부 불투명 -검사주기단축,충당금적립유도 -경영개선요구,양해각서 체결 -대출과도업체 밀착 상시감시 지난해 하반기 이자수익과 수신금리 인하로 큰 폭의 순익을 올리는 등 경영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나 앞으로 경영여건이 호전이 이어질지 여부는 당분간 불투명한 것으로 진단했습니다. 금감원은 "경기에 민감한 부동산 관련 여신집중도가 일정비율 이상인 저축은행에 대해선 검사주기를 1년 단위로 단축하고, 각 저축은행들의 손실흡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충당금을 적립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경영 악화가 우려되는 저축은행의 기관 대표 또는 대주주와 면담을 통해 증자나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기관별 경영개선 프로그램을 제시하고 경영상태 정도에 따라 확약서를 받거나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경기 변동에 민감한 부동산 관련 업종 대출비중이 과도한 저축은행에는 검사주기 단축과 밀착 상시 감시를 실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4] 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중앙회에서도 기업의 리스크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하는데 말해달라. [기자4] 저축은행중앙회는 운용자산의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조기경보시스템을 자체 개발해 오늘(12일)부터 가동합니다. (중앙회'조기경보시스템'가동) -운용자산 위험축소,안정관리목적 -자산변동현황 위험요인 사전점검 -자산수익율.만기관리등 운용원활 현재 저축은행중앙회는 회원저축은행들이 맡긴 일반예탁금과 지준예탁금 등 모두 2조 1천억원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습니다. 중앙회 관계자는 "조기경보시스템은 중앙회에서 관리하는 모든 투자자산의 신용등급 변동 현황과 투자자산 내역 및 수익률 변동, 부실징후 등의 위험 요인을 시스템상으로 미리 체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시스템이 가동되면 "수작업에 따른 오류 개연성이 줄어 자산운용 리스크를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투자자산의 수익률 추세와 만기관리 등이 자동화돼 회원은행의 여유자금운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중앙회측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5] 금융감독당국과 유관기관에서 저축은행의 경영개선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는데 업계별로 보면 영업활동이나 수익구조가 너무 다른 것 같다. 왜 그런가. [기자5] 지난 상반기 수익을 많이 올린 저축은행은예대마진같은 전통적인 수익모델을 기본으로 신규 수익원 창출에 적극적으로 노력하면서 자산건전성과 수익성을 높이는 영업전략을 펼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산건전성 수익성 강화) 대부분 대형저축은행과 지역밀착 영업을 강화한 중소형 저축은행들이 높은 수익을 올렸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저축은행들은 수익규모가 크게 늘지 않았고 적자로 돌아서거나 오히려 적자규모가 커진 업체가 있어 희비가 교차했습니다. [앵커6] 업체별로 상반기 실적을 살펴보면 어떤가? [기자6] 우선 큰폭의 신장세를 보인 업체는 현대스위스상호저축은행으로 지난 상반기에 13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 2003년 상반기 5억원에 비해 133억원이 늘고 이익잉여금이 늘어나면서 BIS비율도 5.28%에서 6.72%로 상승했습니다. (상반기 실적호전 업체) -현대스위스저축은행: 순익 138억(+133억) BIS비율 6.72% -한국상호저축은행: 순익 129억(+45억) 자산 1.3조(+53%) 한국상호저축은행도 자산이 1조3341억원으로 53% 성장하면서 12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2003년 같은기간 84억원에 비해 45억원이 많은 54% 증가율을 보였고 제일상호저축은행도 자산을 20%정도 늘리면서 순이익도 50억원에서 93억원으로 86% 증가했습니다. (상반기 실적호전 업체) -제일저축은행: 순익 93억(+43억) 자산 20% 증가 -동부저축은행: 순익 8배, 자산 23%증가 이외에도 대기업 계열사인 동부상호저축은행은자산이 23% 늘어나면서 순익은 8배이상 증가했고 지방업체인 토마토상호저축은행도 자산을 51% 늘리는 가운데 순이익을 5배 올라 BIS비율이 6.74%로 높아졌습니다. [앵커7] 실적이 좋아진 업체를 얘기했는데 그렇지 못한 업체는 어떤가. [기자7] 자산규모 기준으로 업계 1위인 HK상호저축은행(옛 한솔상호저축은행)은 지난 상반기에 81억원의 적자를 냈는데 해외자본 유치과정에서 경영권 분쟁이 있어 영업활동이 부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상반기 실적부진 업체) -HK상호저축은행: 경영권분쟁 상반기 81억원 손실 -푸른/솔로몬저축은행: 소액대출 후유증, 순익전년수준 푸른상호저축은행은 화상대출 실패로 소액신용대출의 '부실'충격에서 벗어나 이번 상반기중 24억원의 순이익을 올려 지난해의 125억원의 손실위험을 탈피했지만 순익규모가 절대 부족했고 솔로몬상호저축은행도 외형은 증가했지만 직장인대출의 과도한 집중으로 상반기 이익이 25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수준에 그쳤습니다. 이들 업체들은 2002년 카드사태 당시 개인.직장인 소액대출을 과도하게 취급한 후유증으로 실적개선이 미미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대손처리 미흡,신규상품 개발소홀) 당시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쌓았거나 바로 대손상각 처리했던 곳은 이익개선이 이뤄졌지만 그렇지 않은 업체들은 대부분 실적이 좋지 않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 등 신규상품 개발과 참여에 소홀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변화하는 환경에 적절하게 적응한 회사들과 그렇지 못한 회사들의 영업실적과 위상은 앞으로 격차가 더 벌어질 것으로 보여 업체간 지각변동이 예상됩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