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위조지폐에 이어 위조수표 및 위조달러화까지 대량으로 유통되면서 금융당국이 '위조와의 전쟁'으로 진땀을 흘리고 있다. 첨단 복사기술의 발달로 일반인들이 진위 여부를 가리기 힘든데다 위조범들의 유통수법도 지능적이어서 위조지폐나 위조수표를 막는데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농협중앙회 천호동지점 등 6개 지점이 지난 9일 한국마사회 서울지역 일부 지점을 방문해 수납하는 과정에서 1백만원권 위조수표 54장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위조된 수표는 농협 영업부(30장)와 용산 전자상가지점(4장)이 발행한 1백만원권 수표를 컬러복사기로 복사한 것으로,주로 마권 구입에 쓴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1일 인천공항세관은 1백만원권 수표 복사본 3천5백여장을 중국으로부터 밀반입하려던 박모씨를 체포했다. 이 수표도 농협에서 발견된 위조수표와 일련번호가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이번에 발견된 위조수표는 일련번호가 '라다 669619XX'로 동일 범죄집단이 중국 등 해외에서 수표를 대량 위조해 국내에 유통시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외화 위조지폐도 대규모로 적발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이날 중국에서 1백달러짜리 위폐를 대량으로 들여와 환전한 혐의(위조 외국통화 수입 등)로 이모씨(49) 등 4명을 적발,이 중 이씨를 구속했다. 이씨는 지난달 25일과 30일 두차례에 걸쳐 중국 선양의 환전브로커인 중국동포 정모씨(41)로부터 1백달러짜리 위폐 1천4백장을 받아 입국한 뒤 남대문시장과 경기 부천 등지의 은행 등에서 환전한 혐의다. 이는 지금까지 발견된 외화 위폐 중 가장 큰 금액이다. 금감원은 수표를 받을 때 상대방 신분과 함께 위·변조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의심스러운 지폐를 사용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경찰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