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대표 서경배)이 만드는 여성 기초화장품 '설화수(雪花秀)'는 그동안 약용으로 사용하던 인삼을 화장품에 접목시킨 제품이다. 설화수는 30년간 축적한 태평양의 한방화장품 연구가 낳은 결과물.이 회사는 1967년부터 인삼을 사용한 한방화장품 연구를 시작,지난 97년 경희대 한의대와의 공동 연구를 통해 '설화수'를 선보였다. 태평양은 설화수를 통해 2003년 2천7백억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에는 3천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렸다. 설화수의 이 같은 성공사례는 화장품 업계에 한방화장품 출시 붐을 일으킬 정도였다. 설화수의 브랜드 가치가 인정받는 이유는 품질에서 디자인까지 남다르게 만들었다는 차별화 전략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제조법이 독특하다. 인삼 등 한방 성분에 옥죽,작약,연자육,백합,지황 등 다섯 가지 생약 성분에서 추출한 '자음단(滋陰團)'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피부 깊숙이 스며들어 보습 효과가 뛰어나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화장품을 담는 용기 디자인도 색다르다. 서예 대가인 해정 송경식이 직접 그린 로고를 통해 한국의 선(線)이 지닌 아름다움과 동양의 색채를 담아냈다. 용기 윗부분에는 붉은 색의 낙관을 찍어 '명품' 이미지를 강조했다. 설화수는 '인삼이 들어간 한방화장품'이라는 점에서 마케팅 전략도 차별화했다. '한국적인 문화 감성을 자극한다'는 게 그것.우리의 전통 문화에 대한 고객들의 감성을 자극해 '한국 전통의 명품 화장품=설화수'를 알린다는 전략이다. 특히 문화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들을 대상으로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이를 위해 문화 분야 명사들로 구성된 '설화 클럽'과 VIP 고객 클럽인 '설화 메이븐 클럽'을 만들어 각종 전통문화 체험과 문화행사 등을 후원하고 있다. 태평양은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9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의 각축장인 홍콩에 부티크(boutique) 형태의 독립 매장을 오픈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일본 세이부 백화점에도 점포를 냈다. 회사 관계자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담아낸 브랜드인 설화수를 통해 세계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이라며 "앞으로도 한방 연구를 통해 최고의 화장품을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