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부터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개인전을 갖는 김찬일씨(45·홍익대 교수)는 국제 미술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2년 전부터 시카고 쾰른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아트페어에 참여해 출품작이 모두 팔릴 정도로 인기를 얻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 신작 '점(Dot)'시리즈 20여점을 내놓는다. 15년 이상 일관되게 같은 제목의 작품을 해 온 김씨는 화면에 점만 존재하는 독특한 기법으로 회화의 새로운 장르를 개척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캔버스에 오일을 수 차례 바른 후 리벳 나사못 등을 사용해 표면에 구멍이나 요철을 만든다. 여기에 산화철을 입혀 금속성의 광택을 띠게 한다. 점으로 구성된 원이나 사각형 십자가의 형상은 마치 점자(點字)로 이뤄진 금속성 물질로 다가온다. 화면 위에 그리드(격자)를 이루며 질서정연하게 배열된 이 요철의 점들은 각기 다른 높낮이로 인해 화면에 신비로운 그림자를 드리운다. 미니멀과 물성을 강조하는 회화와 구분되면서 기존 회화작품들과도 다르다는 점이 김씨 작품의 특징이다. 제작 과정은 회화에서 벗어나 있지만 제작 행위의 결과물인 작품은 여전히 그림이기에 '탈회화적 회화'인 셈이다. 김씨는 홍익대 학부와 대학원,뉴욕 주립대학원에서 회화와 판화를 전공했다. 23일까지.(02)544-8481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