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A고교는 최근 에어컨 설치 및 자율학습 감독 교사 수고비 지급 등에 쓰겠다며 1학년 학부모들에게 1인당 35만원씩 내줄 것을 요청했다. 1개반 학생을 30명으로만 잡아도 학급당 1천만원이 넘는 거액이다. 학부모들은 사실상의 '불법 찬조금'이라며 A고교의 조치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새 학기를 맞아 일부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학교발전기금'이란 명목으로 수십만원씩을 거둬 학부모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가 지난해 학교발전기금 제도를 아예 폐지하는 것을 뼈대로 한 법안을 지난 2월 임시국회에 상정했으나 국회에서 관련 조항을 삭제했기 때문에 빚어지고 있는 일이다. 참교육학부모회 등 학부모단체들은 학교발전기금을 부당하게 징수하고 있다는 제보가 잇달아 들어오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박범이 참교육학부모회 교육자치위원장은 "새 학기를 맞아 학교에서 학부모들에게 일괄적으로 일정액을 할당했다는 신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학교 발전기금이 지난해 사회문제로 지적됐음에도 불구하고 예년과 비슷한 숫자의 신고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