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가 변신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창업경기가 얼어붙으면서 신규 창업자가 대폭 줄어들자 프랜차이즈업체들이 창업전에 점포운영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창업인턴제를 도입하는 등 다양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2002년 11월 시행에 들어간 가맹사업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약칭 가맹사업법)의 영향으로 가맹점주와 가맹점간 분쟁도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가맹사업법 시행후 본사는 허위,과장 정보를 제공하거나 중요 사항을 누락할 경우 형사처벌을 면하기 어려워졌다면서 가맹점주들이 가맹사업법을 충분히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가맹점주를 위한 창업인턴제 카페 분위기의 주점 ‘섬마을이야기’는 창업인턴제를 실시하고 있다. 가맹점을 열려는 예비창업자가 본사와 가계약 한뒤 일정기간 음식조리,홀 서빙,설거지,매출관리 등 점포경영의 모든 것을 경험한후 본계약을 맺도록 하는 제도다. 이때 적성에 맞지않다고 판단한 예비점주는 가맹계약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현재 인턴과정을 밟고 있는 예비 가맹점주는 퇴직자,투잡스 샐러리맨 등 5명 정도. 이 회사는 또 직원 교육을 위해 지난해 직원 16명을 전원 해외연수 보내기도 했다. 신흥호 사장은 “지난해 4차례에 걸쳐 직원들을 해외 외식업체 견학보내는데 7천만원의 예산이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주점 및 외식 프랜차이즈업체인 해리코리아도 지난해 9월 창업인턴제를 도입,20여명이 창업체험을 했다. 피자점인 ‘브링웰’,아이스크림점인 ‘펄베리’에서 인턴십이 이뤄지고 있다. 체험기간은 1주일. 김철윤 사장은 “상담할 때는 각오가 다 돼 있던 예비창업자들이 실제 점포 경험을 한 뒤에는 너무 힘들다는 반응을 보인다”며 인턴제는 창업의 어려움을 간접경험케 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가맹점에 일정 수익을 보장해 주는 회사도 등장했다. PC방 프랜차이즈 업체인 티엔티존은 가맹계약서에 ‘최저수익보장제’를 명시하고 있다. 6개월간 평균 매출이 최대 매출(총 PC가 24시간 가동될 경우의 매출)의 35%에 못미치면 손실분의 70%를 본사가 보전해 주는 제도다. 이광표 영업기획팀 차장은 “80개 가맹점 평균 매출이 최대매출의 47%에 이르는 점을 감안해 점주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위해 이 제도를 도입했다”고 말했다. 치킨업체 BBQ는 메뉴개발과 가맹점주를 위해 경기도 이천에 ‘치킨대학’을 운영중이다. 7만2천평의 부지에 2003년 설립된 이 곳에서는 석박사급 연구원 12명이 신메뉴를 개발하고 가맹점주를 대상으로 점포운영 교육을 하고 있다. 장영학 BBQ부장은 “본사 직원과 점주들이 매주 30여명씩 들어가 길게는 5박6일간 점포경영,세무 법률,조리 교육 등을 받는다”고 말했다. ◆정착되는 가맹사업법 프랜차이즈 시장이 정화되고 있는 데는 가맹사업법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이 법에 의해 운영되는 분쟁조정협의회는 점주와 본사간 분쟁을 조정하고 있는데 분쟁조정 건수는 해마다 줄고 있는 추세다. 2003년 2백43건에서 지난해 2백18건으로 줄었고 올들어서는 2월말까지 26건이 접수됐다. 이 중 조정이 성립된 건은 2003년 45.6%(1백11건)에서 지난해 60%(1백31건)로 높아졌다. 염규석 협의회 사무국장은 “가맹사업법이 발효된 후 지난 2년여동안 본사의 정보공개서 구비가 일반화되고 본사가 가맹금 반환 조정에 거부감 없이 응하게된 것들은 최근에 나타난 긍정적인 변화로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분쟁 조정위원인 정기동 변호사는 “과거에 비해 본사 정보가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있어 사기행위를 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며 창업자들은 가맹사업법을 숙지해야한다고 말했다. ◆정부와 학계도 프랜차이즈산업 지원에 나서 정부와 학계도 최근 업계가 변신하면서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프랜차이즈협회 회원사 23개 업체가 참여,추진하는 B2B 사업에 5억5천만원을 지원했다. 산자부 유통물류과 이홍렬 사무관은 “올 상반기에 가맹점 2천5백개를 표본조사해 정책 수요를 발굴하는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라며 “중국진출을 추진하는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애로를 해결해주는 지원사업도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학계도 프랜차이즈에 대한 학술연구와 산학협동방안 마련에 적극 나서고 있다. 변명식 한국유통학회장(장안대 교수)은 “올해 장안대에는 프랜차이즈학과가 생겨 프랜차이즈 업체들과 산학협동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