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국회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주제와 거리가 먼 '황당한 질문'과 '민원성 질문'이 쏟아지면서 눈살을 찌프리게 했다. 대정부질문이 여야간 정치공방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 여론이 비등한 상황에서 일부 의원들의 이런 질문 태도가 입법부의 권위마저 무너뜨리고 있는 것이다. 이때문에 정치권 일각에선 대정부 질문 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다. 국회 자전거타기운동추진위원회 회장인 열린우리당 박찬석 의원은 질문시간 전체를 '자전거 예찬론'에 할애,'경제분야 질문'이라는 타이틀을 무색케했다. 박 의원은 "40년전에 비해 소득이 1백30배나 늘었지만 국민들은 오히려 불행해지고 있다"며 자동차의 급격한 증가에서 원인을 찾은 뒤 각 부 장관을 대상으로 자전거 도로와 예산 등 자전거 관련 질문으로 시종했다. 박 의원은 "지난 6개월간 국회와 집(25㎞)을 자전거로 통근하면서 3천2백㎞를 달렸다"면서 "석유를 절약하고 공해도 줄이고 디스크도 치료되는 등 웰빙생활도 하고 있어 매우 행복하다"고도 했다. 한나라당 '러시아 유전개발 의혹 진상조사단장'인 권영세 의원도 '오일게이트'에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했다. 권 의원이 각종 의혹제기를 주도해온 터라 대정부 질문자라기 보다는 당 조사단장 자격으로 단상에 선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왔다. 권 의원은 추병직 건교부 장관이 "아직 보고받지 못해 잘 모른다""못봤다"는 답변으로 일관하는데도 고집스럽게 이 문제에 매달렸다. 권 의원은 추 장관의 '모르쇠'답변에 "대통령 동정은 잘 아느냐""건교부 업무는 잘 아느냐" 등의 신경질적인 질문까지 서슴지 않았다. 같은 당 정두언 의원도 행정복합도시 건설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데 많은 시간을 썼다. 정 의원은 당내 '수도 분할 반대투쟁위'의 멤버다. 지역 민원성 질문도 이어졌다. 열린우리당 오제세(충북 청주 흥덕갑) 의원은 지역 관심사인 청주공항 활성화 방안과 고속철도 오송분기점 건립의 당위성을 역설했고,문석호(충남 서산 태안) 의원은 "행정도시가 충청권에 건설된다는 이유만으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대상지역에서 충청권이 무조건 배제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의원들이 대거 자리를 비우면서 한때 의사정족수에 미달되는 사태도 빚어졌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