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선 최근 들어 부쩍 경기회복에 대해 신중론이 많아졌다. 국제 유가 급등세에다 미국과 중국에서 경기 둔화 조짐이 나타나면서 지난 3월 이후부터 일본경제도 회복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 지표들도 들쭉날쭉하다. 대표적인 경기 지표인 단칸지수(대기업 제조업)는 올 1분기에 플러스 14를 나타내 전분기보다 오히려 8포인트 하락했다. 정보기술(IT) 산업의 재고 조정이 길어지고 있는 데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수출증가세 둔화가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상은 지난 13일 "수출 및 생산 활동의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경기 약세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요미우리신문이 최근 주요 1백대 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경기전망에서도 신중론이 크게 확대됐다. '경기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라고 답변한 경영자는 48명으로 6개월 전(24명)보다 2배로 증가했다. 또 '정체 상황'이라고 분석한 CEO도 6개월 전 2명에서 23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반면 '본격 회복'은 13명에서 1명으로 줄었다. 대기업 CEO들이 국내외 경제 여건이 불투명해지자 경기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갖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를 반영,닛케이 평균주가도 지난 3월9일에 1만1천9백66엔으로 지난해 4월의 연중 최고치(1만2천1백63엔)에 접근했으나,이후 하락세로 반전됐다. 14일에는 1만1천5백63엔까지 떨어졌다. 국제통화기금(IMF)은 13일 세계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일본경제가 0.8%(실질 기준)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9월 발표치의 2.3%에서 크게 떨어진 수준이다. 지난 2003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지,한차례 조정을 받을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서도 하반기 회복에 무게를 두는 전문가들이 많다. 와코 주이치 노무라증권 수석 연구원은 "기업들의 실적이 좋고,소비시장도 살아나고 있어 원자재 가격과 해외 경제만 안정되면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