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션 만기일을 맞아 장 마감 동시호가 시간에 예상치의 4배에 육박하는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지수가 장 막판 10포인트 가까이 추가 급락했다. 하지만 이날 하락분은 옵션 만기와 연계된 물량이라 15일 주식시장에서 상당부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14일 거래소시장에서는 장 마감 동시호가 10분 동안 프로그램 매물이 3천5백억원가량 쏟아지며 종합주가지수가 9포인트나 추가 급락했다. 이에 따라 60일 이동평균선 근처인 962선에서 버티던 종합주가지수는 953으로 추락했다. 이날 차익거래에서 1천2백억원,비차익거래에서 2천3백억원 등 총 3천5백억원가량의 대규모 프로그램 매물이 마지막 10분 동안에 집중됐다. 당초 옵션 만기 물량은 1천억원선으로 전망됐지만 실제 매물은 예상보다 3.5배나 많았다. 이 같은 지수 급락의 이유는 장중 주가가 15포인트 이상 떨어지자 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콜옵션이 고평가돼 옵션을 활용한 차익거래가 활발하게 전개됐기 때문이다. 즉 고평가된 합성선물을 매도(콜옵션 매도+풋옵션 매수)하고 저평가된 선물을 매수함으로써 무위험 수익을 올리는 '컨버전' 거래가 급증한 것이다. 매도된 합성선물은 마감 동시호가에서 현물과 교환(현물 매도)함으로써 수익을 확정할 수 있기 때문에 막판에 주식 매도 행렬이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합성선물의 현물 스위칭 물량은 1천5백억원 정도로 추정됐다. 이처럼 옵션과 연계된 차익거래로 인한 현물(주식) 매도가 급증하며 지수가 급락세를 보이자 외국인과 개인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주식 매수에 가담했다. 무위험 수익을 노리는 일시적인 세력에 의해 지수가 과도하게 하락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장중 4백억원이 넘는 매도를 보이던 외국인은 막판 매수에 적극 가담해 1천5백억원가량을 사들였다. 개인투자자들도 막판 1천5백억원가량을 포함해 이날 하루 동안 4천3백40억원의 대규모 매수를 기록했다. 또 선물-옵션 차익거래에 따라 주식가격이 실제 이상으로 급락한 반면 선물가격은 변하지 않아 이날 장중 마이너스 0.1 수준이던 베이시스(선물가격-현물가격)는 1.66으로 마감됐다. 한화증권 이영 연구위원은 "15일 주식시장은 전날 차익거래에 따른 시장 왜곡을 상당부분 회복하며 출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외국인들은 이날 선물 6월물을 9천8백8계약(6천1백42억원)이나 매도했다. 4일 연속 매도로 지난주 초 1만6천계약 순매수였던 외국인은 5천4백42계약 순매도로 전환됐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kn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