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수행중인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부 장관은 14일 "일본은 역사적 사실 앞에 겸허히 나서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일본은 독일로부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이날 발행된 한델스블라트 등 독일 4개 일간지와의 합동 인터뷰에서 일본의 과거사 왜곡에서 비롯된 한.일 갈등과 관련, "우리 정부는 이의 원인제공자인 일본내 상황에 대해 매우 실망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촉구했다. 그는 특히 과거사왜곡 문제와 관련, "식민지배의 과거사가 정당하다고 가르친다면 이것은 결코 도움이 안되고, 바로 이 때문에 한국과 중국인들이 시위를 통해 감정을 표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일본이 역사를 있는 그대로 서술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국 진출시도에 대해 "우선 지역내 이웃나라의 신의와 존경을 받고 이에 기반해 형성된 지도력을 입증해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하고 "한국에게는 비상임이사국의 증설을 통한 안보리 확대라는 `플랜 B'가 더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북핵문제와 관련해 반 장관은 6자회담 재개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면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핵사찰을 받으려는 의지는 이웃국과의 협력을 위한 전제조건이 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고 독일어판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반 장관은 그러나 북한의 태도변화가 있을 경우 "한국이 경제지원을 도와주고 다자적 안전보장을 제공하며 북한이 국제사회에 복귀하는 것을 도와줄 것"이라며 "미국도 보다 유연하고 현실적인 태도로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를린=연합뉴스) 조복래 김재현기자 cbr@yna.co.kr j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