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급진 힌두세력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인 양국간의 크리켓 경기를 저지할 것이라고 선언, 인도 보안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1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힌두 민족주의 세력인 시브세나당(SSP) 오는 17일 뉴델리에서 열릴 양국간 크리켓 대항전의 마지막 시합인 ODI(하루만에 끝내는 국제경기)를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저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SP가 표적으로 삼은 이 시합은 무샤라프 대통령의 참석이 예정된 것으로 그는 16일 인도로 건너와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도 만날 계획이다. SSP측은 "이 경기를 저지하기 위해 경기장을 갈아엎는 등 물불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며 "경찰이나 감옥가는 것은 전혀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카슈미르에서 인도 군인들이 무장세력과 싸우다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파키스탄과 크리켓 경기를 하는 것은 치욕"이라며 "우리는 정부와 크리켓 팬들에게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50일간에 걸친 양국간 크리켓 대항전이 시작됐던 지난 2월에도 SSP측이 펀자브주의 모할리 경기장을 망쳐놨던 전례가 있다는 점 때문에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지난해부터 평화회복을 위한 다방면 대화에 착수해 지난 7일에는 가시적인 성과의 하나로 양국령 카슈미르를 왕복하는 버스노선을 58년만에 재개, 이산가족의 상봉을 주선한 바 있다. (뉴델리=연합뉴스) 정규득 특파원 wolf85@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