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분양시장의 회생 분위기가 가속화되고 있다. 연초까지만 해도 경기도 용인 등 일부 지역을 빼고는 좀처럼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았으나 최근 2분기 문턱에서부터는 강남 분당 지역 집값이 오름세로 급반등하면서 상황이 사뭇 달라지고 있다. 아직까지도 호재가 있는 지역들 위주로 청약률이 높아 완전한 '봄날'이라고 보기는 이르다. 하지만 생기가 돌기 시작한 것만은 분명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도권 분양시장의 회복조짐은 높은 계약률에서 입증된다. 화성 동탄신도시 3차와 인천 1차 동시분양 등 최근 분양에 들어간 단지들의 초기 계약률은 90%에서 최고 1백%까지 육박했다. 인천 1차 동시분양은 그야말로 '잔치마당'이었다. 한화건설의 논현지구 '한화 꿈에그린'은 단 사흘 간의 계약기간에 9백82가구 전량이 계약되는 기염을 토했다. 풍림산업이 내놓은 용현·학익지구 내 '풍림아이원'도 역시 2천90가구에 달하는 대규모 물량이 초기에 90% 이상 계약됐다. 7백8가구 규모의 인천 부평 삼산지구 '엠코타운'도 90% 이상의 높은 계약고를 올렸다. 동탄신도시에서는 고가(高價) 임대아파트 논란속에서도 신도시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준 실수요자들이 계약률을 높게 끌어올렸다. '두산 위브','서해 그랑블' 등 입지가 좋은 단지는 전량 매진을 기록했다. 모아건설의 '모아미래도' 역시 90%의 계약률로 순항했다. 대우건설이 최근 안산 고잔지구 내에 분양한 '9차 푸르지오'도 초기 1백%에 근접했다. 미분양 물량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대우건설이 지난해 말 선보인 화성시 '신동탄 푸르지오'는 초기 계약이 저조했지만 최근 들어 계약률이 90%대 이상까지 치솟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최근 수도권 분양시장의 '훈풍'을 무조건적인 시장회복으로 봐서는 곤란하다고 말하고 있다. 높은 계약률을 기록한 곳은 △향후 성장성이 높아 시세차익이 예상되거나 △그동안 공급이 부족해 실수요자 기반이 튼튼하다는 식의 강점을 갖춘 곳들이기 때문이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수도권에서는 판교신도시 분양이 이뤄지는 오는 11월까지 용인권을 중심으로 지속적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회복기일수록 입지와 분양가 등을 더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