쎄븐마운틴그룹을 이끌고 있는 임병석 회장은 마도로스(항해사) 출신이다. 지난 84년 한국해양대 항해학과를 졸업하고 범양상선에서 4년반 정도 일등항해사로 일했다. 임 회장은 "뱃사람들은 기상조건이나 엔진가동 상태 등 현실적인 문제에 수없이 부닥치게 된다"며 "여기서 현실에 순응하는 동시에 미리 만반의 준비를 하지 않는다면 순항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적으로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이른바 '준비경영'의 신봉자다. 그가 처음 사업의 닻을 올린 건 나이 서른이 되던 1990년.자신의 돈 5백만원에 4천5백만원을 빌려 쎄븐마운틴그룹의 모태인 칠산해운을 차린 것.95년 처음으로 자가 배를 마련하고 상호를 쎄븐마운틴해운으로 바꿔 달았다. 순항하던 그의 앞에 험한 파도가 나타났다. IMF 외환위기다. 그러나 IMF는 위기이자 기회였다. 임 회장은 이때 특유의 공격경영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그는 "해운지수 운임 환율 유가 등 해운시황은 주식시장과 엇비슷하다"며 "시기를 놓치면 지불비용이 한순간에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임 회장은 이 때문인지 평소 임직원들에게 '프로정신을 갖자'와 '한 번 맡은 일에 끝을 보자'는 말을 자주한다. 평소에 철저하게 준비해 기회가 왔을 때 프로정신을 갖고 끝까지 일을 해내고야 말겠다는 프로 근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단 결정됐으면 뒤를 돌아보지 말고 과감히 추진해야 한다"며 "모든 것은 굳건한 신뢰가 바탕이 돼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임 회장은 집단이나 조직을 움직이는 핵심은 사람이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는 "정보화 기술이 발전하면서 시스템을 통한 조직운영이 확산되고는 있지만 시스템에 대한 기준과 원칙을 정하는 것 역시 사람"이라며 "단순히 똑똑한 인재보다는 일에 대한 강한 열정으로 조직과 업무에 적합해 높은 성과를 창출하는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