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로 본 부동산] 강남 집값 급등은 '3無장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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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집값은 3무(無) 장세.'
최근의 서울 강남 집값 급등세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우려하고 있다.
마땅한 이유가 없는 데도 호가가 계속 오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최근의 양상을 투기·매물·대책 등 3가지가 없는 '3무(無) 장세'로 파악하고 있다.
일선 중개업계에 따르면 요즘 강남 집값을 올리고 있는 주체는 실수요자들이다.
종합부동산세 등으로 사실상 투기를 목적으로 강남집을 사는 것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호가가 급등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대치동 대성공인 천동욱 실장은 "참여정부의 집값안정 대책에 움츠렸던 실수요자들이 강남에 입질을 하고 있다"며 "규제가 나올 만큼 나와 더이상 기다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거래가 기준으로 매겨지는 양도세(투기지역)와 취·등록세(주택거래신고제) 등도 거래를 틀어막으며 강남권 매물을 귀한 존재로 만들었다.
요즘처럼 집값이 뛰는 쪽으로 방향이 잡히면 급매물마저 자취를 감춰 그야말로 '매물품귀' 현상이 나타난다.
개포동 에이스공인 조병희 사장은 "매물이 없으니 비현실적인 호가는 계속 올라가고 결국 강남 집값에 대한 맹신만 깊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전문가 박모씨(44)는 요즘 '강남 집값이 이렇게 올라도 되냐' '대책이 없냐' 등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답답하기만 하다.
주택거래허가제 등 특단의 규제를 제외하고 나올 만한 대책은 이미 다 나왔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한마디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설명이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억지 대책을 만들어내는 것은 또다른 악수(惡手)가 될 수 있는 만큼 차분히 기다리는 것도 묘수"라며 "막연한 기대심리가 사그라들면 강남 집값이 자연스럽게 안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