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금리 인하 약발 공방 .. 1월 금통위 의사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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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하 효과를 놓고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15일 공개한 '1월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당시 금통위 회의에서는 콜금리 인하 효과와 관련해 금통위원과 한은 집행부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는 것.
당시만 해도 금통위원들은 작년 8월과 11월 두 차례 콜금리를 내렸음에도 경기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지 않아 갑갑한 상황이었다.
이날 회의에서 한 금통위원은 집행간부에게 "자금흐름 동향을 보면 2004년 중에 기업대출이 대폭 줄었다"며 "이렇게 되면 콜금리 인하가 국내 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약화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따져물었다.
'금리 인하→기업투자 증가→고용 확대→소비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끊어진 게 아니냐는 것.
그는 또 "금리를 낮춰도 기업들이 투자를 위해 돈을 빌리지 않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과연 하반기 중에 경기가 회복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한은 집행부는 "금리 인하로 최소한 경제사정이 더 악화되는 것은 막을 수 있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회의에 배석한 한 집행 간부는 "돈을 추가로 빌리지는 않더라도 이미 대출받은 자금에 대한 이자부담이 줄어 기업들의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며 "마찬가지로 가계부문도 이자부담이 줄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고 있기 때문에 올해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한동안 대출이 크게 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금리 인하의 실효성은 지난해 한은이 콜금리를 인하할 때마다 논란이 됐었다.
금리 인하 무용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시중에 자금 공급이 부족해서 경기가 나쁜 게 아니기 때문에 금리 인하는 경기회복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반면 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이들은 "경제는 심리가 중요한데,금리를 인하하면 최소한 정부가 경기부양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줄 수 있다"고 반박했었다.
한편 1월 금통위에선 중국의 위안화 절상이 원화에 미치는 영향도 관심사였다.
한 금통위원은 "중국이 위안화를 절상할 경우 원화에 대한 추가절상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은 집행부는 "시장에서는 위안화가 5∼10% 정도 절상될 것으로 기대하고,이 경우 원화도 2.5% 정도 절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그러나 위안화 절상과 같은 '예견된 충격'은 오래 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