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1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미쳤지만 메모리와 휴대폰 등 핵심 사업들의 실적이 양호해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대부분은 목표주가를 현 수준에서 크게 조정하지 않겠다며 최근의 주가 하락을 저가 매수의 기회로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2.09%(1만5백원) 하락한 49만1천5백원에 거래를 마쳤다.


골드만삭스와 도이치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를 통한 외국인들의 매도가 많았다.


◆주력 사업 실적은 긍정적=김성인 한누리투자증권 이사는 "메모리와 휴대폰에서 양호한 실적을 올렸고 LCD(액정표시장치)에서도 경쟁 업체는 손실을 냈지만 삼성전자는 소폭의 이익을 냈다"며 "주력 사업에서는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디지털미디어와 가전에서 지난해 4분기와 같은 특별상여금 요인이 없었는 데도 적자를 내 영업이익이 당초 전망치보다 2천억원 이상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김 이사는 "핵심 사업들이 나쁘지 않아 올해 실적 전망도 크게 하향 조정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송명섭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위원도 "D램과 낸드 플래시메모리,휴대폰 등 삼성전자의 주요 수익사업들은 평균 판매 가격과 매출액이 모두 예상했던 대로 호조를 보였다"며 "2분기 실적을 바닥으로 3분기부터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 연구위원은 "디지털미디어와 가전의 경우 1분기가 성수기인데 기대에 못미친 것은 다소 뜻밖"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원화 강세의 영향을 받은 데다 내수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점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임홍빈 미래에셋반도체 이사는 비메모리반도체의 이익 감소와 관련,LCD 구동칩(LDI)의 마진이 감소한 데 따른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U자형으로 회복하는 것 같다"면서 "2분기에 2조원대를 지켜낼지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저가 매수 전략 바람직=증권 전문가들은 대체로 추가 하락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창원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추가 하락하더라도 40만원대 초반까지 가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저점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가격이 2분기를 저점으로 상승하면서 주가 상승의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 연구위원은 1분기 실적이 단기적으로는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3분기부터 실적이 호전되는 것을 감안하면 주가가 2분기 중반부터는 상승할 것이라며 이를 감안해 매수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임 이사는 "주가가 빠질 만큼 빠져 저점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면서 추가 하락의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준 JP모건증권 이사도 "메모리사업 등이 견조해 목표주가도 크게 바꾸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자사주 매입과 중간 배당 등이 주가를 받쳐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민후식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삼성전자는 주가 추가 하락시 4∼5월 중에 자사주를 매입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사주 매입이 주가의 추가 하락을 방어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자사주 매입에 실적 호전이 결합하면 주가를 상승세로 돌려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또 6∼7월께 중간 배당을 실시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주가의 하방경직성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택 기자 idnt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