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취직하니…난 창업한다] (3) 울산대 석사과정 윤종일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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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는 끝없는 도전'이라고 들었습니다. 그까짓 한 번 실패는 오히려 값진 수업 아닙니까"
울산대 기계자동차공학과 석사과정에 있는 윤종일(25)씨는 최근 회사를 차리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지난해 4월 모 정보통신회사에서 인턴직원으로 일하면서 개발한 'CNC머신(컴퓨터 수치제어 공작기계) 순차포트 제어기'가 최근 제품으로 완성돼 시범 가동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윤씨는 밀양대 컴퓨터공학과 학부생인던 지난 2002년 이미 선후배들과 '베니온'이라는 벤처회사를 차렸다가 실패한 경험을 갖고 있다.
자막을 자동으로 만들어주는 멀티 미디어 방송 솔루션을 개발했는데 경영능력 부족과 안정적인 판매처 확보에 실패하면서 쓰라린 마음을 안고 사업을 접어야 했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다르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윤씨는 "공작기계 시장은 지난해 내수와 수출을 합쳐 8천억원을 돌파했을 만큼 성장세"라며 "IT기술을 활용해 공작기계의 활용도를 높여주는 이 아이디어 제품의 국내 시장 규모도 6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CNC(Computer numerical control)란 선반이나 절삭기 등 공작기계에 의한 가공과정을 컴퓨터로 제어하는 것.CNC선반 CNC밀링 등은 선박이나 자동차를 생산하는 산업현장에서 거대한 원자재를 깎는 일을 하는 기기다.
이 때 각 공작기기와 연결된 컴퓨터에는 별도의 NC(수치제어) 프로그램을 설치하는데 만약 몇 개의 선반을 깎은 후 다른 제품을 깎아야 한다면 다시 별도의 프로그램을 구매해 설치해야 한다.
윤씨는 여러 대의 CNC기계를 한 대의 컴퓨터로 묶어주는 중앙집중식 허브 박스를 개발해 냈다.
리눅스 기반의 임베디드 시스템인 이 허브박스(순차포트 제어기)는 각 공작기계에 연결되는 고가의 전용 컴퓨터들을 필요없게 만든다.
또 일일이 손으로 공작기계에 프로그램을 입력하지 않아도 웹으로 NC프로그램을 자동 적재시켜 준다.
그는 "제조회사와 상관없이 여러 대의 CNC기계에 새로운 프로그램을 손쉽게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윤씨는 "현재 한 선박업체에서 시범 운행 중인데 판매가격을 대당 1백만원 이하로 책정할 예정이라 컴퓨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높다"며 "선박 자동차 및 각종 기계 관련 중소기업과 해외에 진출한 국내 CNC기계 사용업체 등을 대상으로 추가 판매처 확보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생산현장에서 일을 하다보면 어떻게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지 아이디어가 떠오른다"며 "앞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기술로 구체화시켜 나가면서 사업성도 인정받고 싶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