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의 동반 하락세가 역력하다. 미국의 다우존스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10,000포인트,1,900포인트가 붕괴될 위험에 놓여 있다. 현재 세계증시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이 이뤄지고 있으나 최근 뉴욕 월가에서 주가예측 이론으로 각광받고 있는 조지 소로스의 자기암시가설을 토대로 이 문제를 점검해 본다. 통상적으로 어떤 특정국가의 경기가 침체국면에 빠지면 이때의 주가는 실제 경제여건보다 더 낮게 형성된다(AB). 경기침체로 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관'쪽으로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위험자산인 주식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기 때문이다. 일정시간이 지나면 투자자들 사이에는 경제가 개선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 시작한다. 점차 투자자들의 심리도 '낙관'쪽으로 옮겨오면서 주가상승 속도가 경제여건 개선속도보다 빨라지는 1차 소상승기를 맞는다(BC). 이 추세가 지속되면 주가상승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지에 대한 궁금증이 생기면서 '낙관'쪽으로 몰렸던 투자자들의 쏠림 현상이 흐트러진다. 결국 향후 주가에 대해 낙관론과 비관론이 얽히면서 1차 조정국면을 맞게 된다(CD). 만약 경기와 기업실적이 뒤따라 오면 투자자들의 심리가 재차 '낙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가 1차 소상승기보다 더 오르는 2차 상승국면을 맞게 된다(DE). 마지막으로 경기가 정점을 지난 어느 순간에는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동안 '낙관'쪽으로 쏠렸던 투자자들의 심리가 흐트러지면서 재차 조정국면을 맞는다(EF). 이 상황에서 경기와 실적이 뒤따라 오면 3차 소상승기를 맞게 된다. 반대로 경기와 실적악화가 지속될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가 '비관'쪽으로 쏠리면서 주가는 실제 경제여건보다 더 떨어지는 과잉조정 국면에 직면한다(FG). 현재 미국경기는 소프트 패치(일시적인 경기부진)냐,스태그플레이션(인플레를 동반한 경기침체)이냐를 놓고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일본경기는 소프트 패치와 더블 딥(이중 침체)간의 논쟁이 벌어진지 오래됐다. 중국경기의 소프트 랜딩(연착륙)과 하드 랜딩(경착륙) 문제는 경기조절정책을 추진한 지난해 4월 이후 지속적인 관심사다. 유럽과 한국 등 이머징 마켓에 속한 국가에서도 이와 비슷한 경기논쟁이 일고 있다. 정도차는 있지만 이런 논쟁의 공통점은 경기가 정점을 지난 후 하강국면에서 나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기업 실적도 예상보다 안좋게 나오고 있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레버리지 비율(투자원금대비 총투자금액) 축소로 글로벌 유동성도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국제통화기금(IMF) 등 주요 예측기관과 선진7개국(G7) 회담에서는 고유가,자산시장 거품,미국의 쌍둥이 적자와 국제수지 불균형,통상 및 통화마찰 등의 위험요인을 연일 경고하고 있다. 조시 소로스의 이론을 토대로 이런 요인을 종합해 본다면 2차 조정국면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세계증시가 다시 상승하느냐 아니면 과잉조정국면에 빠지느냐는 경기와 기업실적이 개선되느냐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분명한 것은 세계증시 참여자들이 이제는 호재요인보다 위험요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논설·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