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이 무보증 신용대출 확대 경쟁에 나서면서 전문직에 대한 신용대출 금리가 사상 처음 연 4%대로 떨어졌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기업은행은 최근 교사 의사 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무보증 신용대출 금리를 종전 연 5.65∼6.95%에서 4.9∼6.2%로 0.7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따라 초·중·고 정규직 교사 및 대학 전임강사 이상,의사(한의사 수련의 포함),공무원 등은 무보증으로 최저 연리 4.9%에 5천만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게 됐다. 신한은행도 개업의에게 3억원 한도에서 최저 연 4.93%의 금리를 적용하고 나섰다. 개인의 무보증 신용대출금리가 연 4%대로 떨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교사 의사 공무원 등 세 집단에 대해 자체적으로 연체율을 조사해본 결과 0.2%에 그쳤다"면서 "이같은 연체율을 금리에 반영하고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인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은행도 18일부터 무보증 닥터대출에 대해 각종 금리 할인 조항을 신설,최저 금리를 연 5.21%로 1.1%포인트 인하키로 했다. 개업의사가 신규 대출을 받을 경우 영업점장 0.6%포인트,카드사용액에 따라 0.2%포인트,의료비 이체 0.1%포인트,타행 대출 상환시 0.2%포인트 등의 금리를 할인받을 수 있다. 대출 한도도 개업비전문의는 2억원에서 3억원으로,전문의는 3억원에서 3억3천만원으로 각각 확대했다. 급여소득 의사도 0.9%포인트의 금리 우대로 최저 연 5.41%의 금리가 적용된다. 하나은행은 공무원 대출도 지난달 말 최저 금리를 연 5.28%에서 5.08%로 인하하고 대출 한도를 5천만원에서 7천만원으로 확대한 바 있다. 이에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6일부터 의사와 법조인(판·검사 변호사)을 대상으로 최저 연 5.9%의 금리가 적용되는 'KB닥터론'과 'KB로이어론'을 선보였다. 대출 한도는 1억5천만원이다. 국민은행이 이 상품을 내놓을 때만 하더라도 대출 금리가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하나 기업 신한 등이 더 낮은 금리를 제시,금리 인하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금융계 관계자들은 "은행전쟁이 격화되면서 주택담보대출에서 시작된 금리 할인 경쟁이 우량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신용대출로까지 옮겨붙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돈을 떼일 가능성이 낮은 전문직 계층에는 금리를 파격적으로 인하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