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현재 하루 1백40만배럴에 불과한 증산 여력을 확충하기 위해 원유 생산설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1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 춘계 정례회의에 참석한 OPEC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 안정을 위해 올해말까지 생산 여력을 하루 3백만배럴 수준으로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OPEC은 또 이와는 별도로 내년부터 2010년까지 5년동안 총 3백50만∼4백만배럴 규모의 생산 여력을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다. OPEC은 갑작스런 석유 수요 및 공급변동에 대비하기 위해 일정 수준의 잉여 생산설비를 유지하고 있으나,최근 석유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산 여력이 줄어들었다. OPEC은 국제 유가가 50달러 수준을 넘어서고 있는 이유 가운데 하나는 석유 수입국들이 원유 정제 설비를 제대로 확충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인 투자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에너지 전문가들은 OPEC이 설비투자에 나서더라도 석유 수요가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장기적으로는 유가 안정에 큰 도움을 주지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석유 수요는 매년 하루 평균 2백만배럴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지난 15일 미국의 석유 재고량 증가 소식 등에 힘입어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 4월물 가격은 배럴당 0.64달러 하락한 50.49달러에 달했다. 북해산 브렌트유도 0.59달러 떨어진 51.61달러에 거래가 끝나는 등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보였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