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22:43
수정2006.04.02 22:45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겨냥한 공인 영어시험 응시자가 지난해 50만명을 넘어서자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영어 보습학원들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공인 영어시험 대비반 학생들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수입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학원가에 따르면 올해 공인 영어시험 응시자는 지난해 보다 최소 30% 이상 늘어난 65만명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따라 학원들은 영어시험 대비반 편성을 서두르는 등 '대목'을 준비하고 있다.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공인 영어시험에 응시하는 목적은 다소 차이가 있다.
중학생의 경우 대개 특목고를 진학하거나 해외 유학을 원하는 '실수요자'들이 공인 영어시험을 치른다.
외국어고와 자립형사립고 대부분이 영어시험 성적으로 영어특기자들을 선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들 학교에 진학하기 위해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조기유학을 위해 시험을 보는 학생들을 위한 학원도 많아졌다.
미국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대부분이 외국인 학생들에게 미국의 교육평가위원회(ETS)가 주관하는 영어시험인 슬렙(SLEP)의 성적표를 요구한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선정된 학생들에게 참가 자격의 하나로 영어시험 성적표를 받는 곳도 있다.
초등학생들은 부모와 학원의 종용에 의해 시험을 치는 경우가 많다.
공인 시험에서 일정수준의 점수나 등급을 따는 것을 목표로 영어를 공부하면 학업 성취도가 더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펠트 주관사인 한국외국어평가원 관계자는 "초등학생들에게 일찍부터 영어를 친숙하게 해주기 위해 시험을 권유하는 학부모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영어시험 종류가 늘어남에 따라 응시자를 확보하기 위한 시험 시행사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시험 응시가 학원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원을 집중 공략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B보습학원의 김모 강사는 "원생들에게 자신들이 주관하는 시험을 볼 것을 권하는 시험 시행사 직원이 자주 방문한다"고 밝혔다.
리베이트 수수 등 부작용도 생기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 A보습학원 원장은 "공인 영어시험 시행사 직원에게 응시자를 모아주면 학생당 3천원 내외의 리베이트를 주겠다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