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튼튼하지만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선 고유가, 미국의 재정적자 확대 같은 위협 요소들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는 취지의 선진7개국(G7)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들의 공동성명은 최근의 세계경제 상황을 잘 요약해준다. 지금 세계경제는 비관할 정도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낙관할 수도 없는 기로에 서 있다는 뜻에 다름아니다. G7은 특히 고유가(高油價)를 ‘성장의 최대 역풍(逆風)’으로 지목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원유 증산을 촉구하는 한편 미국엔 재정적자 축소 노력을, 일본과 유럽엔 국내 수요 진작과 노동시장 자유화 확대를 각각 요구했다. 또 중국에 대해선 위안화 절상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계 경제에 대한 G7국가들의 이같은 인식은 우리 경제의 대외적 여건이 결코 호의적이지 않다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그동안 수출이 우리 경제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해온 점을 감안하면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특히 요즘들어 세계 각국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등 경기의 소프트 패치(soft patch:일시적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더욱 그러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경기 전망을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수출은 증가율이 둔화됐다고는 하나 아직도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고 LG경제연구권을 비롯한 일부 연구기관이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는 등 내수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조금씩 높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3월의 소비자 기대지수가 30개월만에 100선을 뚫고 올라선 것은 소비심리 회복세가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물론 한국은행이 2·4분기에 이뤄질 것이라던 경기회복전망시점을 하반기로 바꾸는 등 불안 요인도 적지 않지만 경기회복 가능성 자체를 부정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그런 점에서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악화 조짐을 보이는 대외 경제 여건에 적절히 대응해나가면서 내수경기 회복의 불씨를 잘 살려나가지 않으면 안된다. 유례없는 수준까지 치솟은 원자재 가격과 나홀로 강세 양상을 보이는 원화 환율이 수출과 국가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빈틈없는 대비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또한 저금리 기조와 경기활성화 대책을 일관되게 밀고 나가는 것은 물론 불요불급한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는 등 기업투자를 되살리는데도 가능한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