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정부가 화폐 디자인을 전면 교체,새 지폐를 발행키로 한 것은 기존의 지폐로는 급증하는 위조지폐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올 1·4분기중 발견된 위조지폐는 3천1백53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 당초 재정경제부는 현재의 은행권 골격을 그대로 유지한 채 위·변조 방지 기능만 추가한 부분적인 개선만 추진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현행 지폐는 지난 1983년 도입된 뒤 부분적인 위·변조 방지장치를 수차례 추가,새로운 첨단 위·변조 장치를 추가할 여백이 남아 있지 않아 한은이 제시한 방안대로 도안을 전면 교체하는 쪽으로 방침을 바꿨다. 당초 검토됐던 화폐 인물도안변경 계획은 백지화됐다. 새 인물 선정을 놓고 국론이 분열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지폐 크기가 너무 큰 것도 새 화폐를 발행하려는 주된 이유다. 현재 1만원권의 크기는 가로 1백61㎜,세로 76㎜이지만,전세계 은행권의 평균 크기는 가로 1백48.0㎜ 세로 70.5㎜로 훨씬 작은 편이다. 지폐크기를 줄이면 자동판매기가 보다 쉽게 인식할 수 있고 제작비용도 저렴한 장점이 있다. 새 지폐를 만들려면 도안 결정과 인쇄기 교체 등의 세부 절차를 감안할 때 1년 정도 준비기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빨라도 내년 하반기정도나 돼야 새 지폐가 시중에 선을 보일 전망이다. 새 지폐가 도입되면 현금자동입출금기(ATM)와 자동판매기 등도 교체해야 한다. 따라서 정부는 ATM기에 사용되지 않는 5천원권부터 교체를 시작해 1만원권,1천원권 등의 순으로 바꿔나가기로 했다. 한편 정부는 새 지폐가 발행되더라도 기존 지폐도 무기한 그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폐 교체에 따르는 비용을 절감하고 경제주체들의 불안 심리를 덜어주기 위해서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