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화성시 소재 영진금속의 임승일 사장은 지난해 8월 자사 홈페이지(www.ymec.co.kr)를 본 미국의 한 바이어가 찾아오겠다는 전갈을 보내오자 난감했다. 수출물꼬를 트겠다고 홈페이지를 멋지게 꾸며놨지만 막상 바이어를 맞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종업원이 7명인 소기업에 수출 전담 인력이 따로 있을 리 만무했다. 이때 임 사장은 주위에서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수출자문위원 제도를 소개받았다. 그는 중진공에 즉각 SOS를 쳤고,중진공은 대기업에서 해외영업을 총괄했던 전철호 위원(48)을 파견했다. 전 위원은 바이어의 공항 영접과 통역 등 실무적인 일부터 제품 프레젠테이션,계약문구 조정 등 전문적인 일에까지 두루 도움을 줬다. 결과는 대성공. 이 회사는 최근 초고압전기접점(차단기) 4만5천달러어치를 첫 수출하는 개가를 올렸다. 대기업 상사맨 출신들이 중소기업의 1 대 1 맞춤 수출지원에 팔을 겉어붙이고 있다. 이들은 중진공의 수출자문단 소속 컨설턴트. 자문단은 삼성 대우 현대 쌍용 등 종합상사와 수출유관기관에서 근무했던 베테랑 '수출전사' 52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현재 개인적으로 무역회사를 운영하거나 컨설팅회사를 꾸려가고 있는 '돌아온 OB' 부대로 수출애로를 호소하는 중소기업이 부르면 전국 어디에든 달려간다. 나이는 대부분 40대 후반서 50대 중반. 수출관련 애로사항이 있거나 수출시장을 새로 개척하려는 중소기업이 중진공에 컨설팅을 요청하면 중진공은 해당기업이 필요로 하는 분야의 자문위원을 복수로 추천해주고,기업에서 낙점하는 위원을 연간 2일 동안 파견한다. 자문위원들은 바이어 리스트 등을 챙겨들고 중소기업을 찾아가 바이어 발굴노하우를 전수하고,시장정보 습득 요령과 수출 가능성 여부를 점검해 준다. 무역서신 작성과 신용장 수취,계약서 작성,관세환급 절차 등 시시콜콜한 수출실무도 지도해 준다. 이들에 대한 컨설팅 이용료는 중진공이 대신 내준다. 중진공은 올 들어 영진금속 외에 파인텍스,세유기술,대창식품 등이 수출자문위원의 맞춤 지도로 31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고 전했다. 수출자문단을 통해 수출 물꼬를 튼 중소기업도 2001년 16개사에서 지난해 33개사로 늘어나는 등 OB부대의 지원 효과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02)769-6955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