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업의 어닝 쇼크로 증시가 급락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세계경제 침체 우려에다 중국과의 갈등으로 일본 증시가 폭락하는 등 악재가 줄을 잇고 있다. 한국 대만 증시도 이 같은 4중고(4重苦)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18일 동반 폭락,'아시아 블랙먼데이'가 나타났다. 국내 증시는 특히 세계 IT(정보기술) 기업의 실적 악화가 직격탄이 됐다. 지난주 LG필립스LCD 삼성전자 등 국내 대표기업의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밑돌고,미국 IBM과 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전망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투자심리가 급속히 위축되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주말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를 6백62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 전체 순매도액(4백35억원)을 훨씬 웃돈다. 이번주 발표될 LG전자삼성SDI의 1분기 이익 규모도 전분기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시장의 하락 속도는 더욱 빨라졌다. 이에 따라 종합주가지수는 6일 연속 하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930선 아래로 힘없이 떨어졌다. 장중 917.41까지 떨어진 끝에 2.25%(22.22포인트) 하락한 925.00에 마감됐다. 어닝 시즌이 본격화한 지 6일 만에 7.2% 하락했으며,지난달 11일 고점에 비해 10.4%나 떨어졌다.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높은 코스닥시장에선 장중 거의 패닉에 가까운 투매가 나타나며 4.31%(19.35포인트) 추락한 429.73에 마감됐다. 하루 낙폭으로는 작년 5월17일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특히 일본(-3.8%) 대만(-2.9%) 등 아시아 국가의 주가가 동반 급락,연쇄작용을 일으키며 시간이 흐를수록 낙폭이 커졌다. 코스닥시장에선 투매성 매물이 쏟아지면서 코스닥지수가 장중 5% 이상 떨어지기도 했다. 한화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시장의 종목들이 단기에 급등한 데다 대형 IT주의 실적 악화가 전자부품업체가 많은 코스닥시장에 직격탄을 날릴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매물이 집중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의 급락은 단기에 그칠 것으로 진단했다.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표출되고 있지만,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가 시장 낙폭에 비해 크지 않은 4백35억원에 그쳤고,코스닥시장에선 순매수를 기록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위원은 "지난달 11일 1,022에서 한 달 만에 1백포인트 가까이 하락한 만큼 추가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해외변수가 안정된다면 투자심리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