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 "바닥왔나" 입질시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증시 조정폭이 예상외로 커지자 시장 참여자들이 당혹해하고 있다.
특히 종합주가지수가 '수급선'으로 불리는 60일 이동평균선(967.59포인트)을 하향 돌파한데 이어 18일에는 '경기선'으로 통하는 1백20일선(917.59포인트)까지 위협하면서 지지선이 어디인지,수급은 완전히 무너진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시에서는 특히 기관투자자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최근 외국인 대신 꾸준히 매수우위를 유지하면서 지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기관이 본격 손절매에 나설 경우 지난해 4월말과 같은 시장패닉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위기가 아직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현 증시에 대해 "미국 시장이 급락한 데 따른 일시적 충격이지만 추세와 수급이 완전히 무너진 것은 아니며 900선 초반이 지지선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일부 기관들 사이에서는 저점 매수 시점을 적극 타진하는 모습도 엿보인다.
○900선 초반이 지지선
한상수 동양투신 운용본부장은 "시장이 미국 증시 급락에 과잉 충격을 받고 있지만 국내 수급 등을 놓고 보면 추세가 훼손된 것은 아니다"고 진단했다.
실제 이날 오후 장 들어 기관의 일부 손절매 물량이 나오면서 지수 하락폭이 커졌지만 작년 4월 말 급락장에서처럼 과도한 투매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한 본부장은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려는 세력도 없지만 그렇다고 싼 값에 무조건 팔고 보자는 세력도 없다"고 전했다.
외국인도 작년 4월 말에는 많게는 하루 7천억원 가까이를 순매도했지만 최근에는 급락장에서도 3백억∼4백억원 정도의 순매도에 그치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본부장도 "미국 증시 하락 영향에다 올 들어 증시를 끌어올렸던 유동성이 기업들의 실적 부진에 따라 약화하면서 조정폭이 커졌지만 추가 조정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관들도 추가 큰 폭 조정에 대비해 편입 비중을 줄이는 곳은 거의 없다"며 "900선 초반인 지금 지수대에서 지지선을 구축한 후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 중 가장 큰손인 국민연금도 아직 포지션에 변화가 없다.
온기선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전략팀장은 "외부에 위탁한 자금 중 일부에서 최근 손절매 물량이 나오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편입 비중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특정 종목의 주가가 작년 말 대비 30% 이상 하락하고,업종지수 평균 수익률 대비 20% 이상 빠지지 않는 한 손절매하지 않는다는 게 원칙"이라고 말했다.
○기관은 저점 매수 타진 중
한상수 본부장은 "일부 기관이 지수 950∼980에서 이익실현에 나섰지만 대부분은 아직 그대로 주식을 들고 있다"며 "오히려 900선 초반으로 떨어진 지금이 매수 타이밍이 아니냐는 시각이 확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춘수 대투운용 본부장은 "노동부와 공무원연금 등은 지수 하락에도 불구하고 자금 집행 일정을 미루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노동부는 이달 초 3천억원의 자금을 증시에 투입한 이후 19일부터 추가로 6천억원을 집행할 예정이다.
공무원연금도 지난주 하락장에서 1천억원 이상의 자금을 증시에 투입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