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9일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이 대거 출동한 가운데 수도권 표심잡기에 총력전을 폈다. 수도권 선거가 통상 민심의 바로미터인데다 이번에는 행정도시 건설에 대한 표심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다는 추가적인 요인까지 겹쳐 여야 모두 "절대로 양보할 수 없다"는 각오로 세확산을 위해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 열린우리당 우리당은 수도권 판세가 혼전 내지 열세를 보이고 있지만 수도권 발전론과 지역현안 해결을 앞세워 공략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희상(文喜相) 의장과 재보선 대책위원장인 염동연(廉東淵) 의원은 19일 오후 경기 연천 전곡터미널과 포천 송우리장 택시정류장 앞에서 지원유세를 펼칠 예정이다. 경기 연천.포천은 보수적 지역정서로 재.보선 6곳 가운데 가장 `열세'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장명재(張明載) 후보의 `참신성'을 앞세우는 선거전략을 구사할 경우 `뒤집기'가 가능할 것이라는게 우리당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선거대책위 부위원장인 박기춘(朴起春) 사무처장은 "초반에는 우리당 후보의 인지도가 낮아 한나라당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두자릿수 이상이었다"며 "그러나 주말을 지나면서 한자릿수로 격차가 좁혀졌고 정당지지도가 크게 앞서가고 있어 승리에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자심감을 표시했다. 이날 지원유세에는 박기춘 사무처장, 김현미(金賢美) 경기도당 위원장, 정성호(鄭成湖) 윤호중(尹昊重) 강성종(康聖鐘)의원 등이 동행했다. 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노동당 후보간 3파전으로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성남 중원의 경우 우리당 후보가 소폭 리드국면이 고착화되고 있다고 보고 지역재개발 이슈를 앞세워 승기를 굳힌다는게 우리당의 입장이다. 이를 위해 문 의장은 21일 성남 중원을 방문, 조성준(趙誠俊) 후보와 함께 지원유세를 벌일 예정이다. ◇한나라당 경기 포천.연천, 성남 중원 등 수도권 2곳이 사실상 이번 4.30 재.보선의 승패를 가늠하는 승부처라고 보고 총력 지원전을 펼치고 있다. 박근혜(朴槿惠) 대표가 텃밭인 영남지역 지원 유세에 이어 두 번째 지원 유세지로 이들 수도권 지역을 택해 19일 중앙당 차원의 지원을 본격화한 것도 수도권에 거는 한나라당의 기대를 읽을 수 있게 한다. 박 대표는 이날 4.19 기념행사에 참석한 뒤 곧바로 5일장이 선 포천.연천 지역으로 이동, "이번 선거는 부패정권에 대한 심판이자 열린우리당 과반 의석 1년에 대한 심판"이라며 고조흥(高照興)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박 대표는 이어 오후에는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성남 중원으로 이동해 모란시장과 상대원 시장 등에서 릴레이 거리유세를 펼치며 신상진(申相珍) 후보를 지원했다. 한나라당은 수도권 국회의원 재선거 지역 2곳 중 최소한 1곳 이상에서 승리해야 여당의 과반의석 저지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보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나라당은 일단 초반 판세대로라면 내실있는 조직과 접경지 정서가 결합된 포천.연천에서는 확실한 승리를 거둘 수 있으며, 3파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성남 중원에서도 승리를 노려볼만 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보선도 낮은 투표율이 예상되고 있는데다 현재까지 선거판세를 좌우할 정치소재가 없다는 점에서 승리를 장담하지는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민주노동당 경기 성남 중원에서 11번째 `진보정당' 국회의원의 탄생을 기대하며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노당은 이 지역 후보인 정형주(丁炯周) 경기도당위원장이 과거 3차례 연거푸 총선에 출마하면서 지역기반을 다져놓았고, `탄핵 역풍'이 불었던 지난해 4.15 총선에서도 득표율 20%를 넘기는 등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노조 강세지역인 경남 창원과 울산을 벗어나 수도권에서 첫 지역구 의원을 배출한다면 서울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된다는 점에서 성남 중원에 쏟는 민노당의 열성은 남다른 편이다. 권영길(權永吉) 의원은 이날 오전 정 후보를 이끌고 가두로 나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눈도장을 찍으며 지지를 부탁했고, 오후에는 모란장 거리 유세에 노회찬(魯會燦) 조승수(趙承洙) 의원이 `지원사격'에 나설 예정이다. ◇민주당 수도권 교두보 확보를 위한 총력지원 태세를 갖추고 당 지도부가 본격적인 바람몰이에 나섰다. 민주당 역시 `성매매와의 전쟁'으로 유명한 김강자(金康子) 여성위원장이 출마한 성남 중원을 집중 공략할 계획이다. 전통적 지지층인 호남 출신 비율이 높은 곳인데다 여성 및 정치초년생의 `신선한'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전략을 통해 김 후보의 지지율을 대폭 끌어올린다면 당선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당원들의 지역 연고 찾기 운동을 벌여 나가면서 유권자들에게 `민주당 재건'에 보탬을 달라고 적극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한화갑(韓和甲) 대표 등 지도부는 이날 포천.연천을 방문해 포천 송우리 장터 등을 돌며 이운구(李雲求) 후보에 대한 지원 유세를 펼치고, 20일에는 성남 중원을 찾아 김강자 후보를 격려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 노효동 이승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