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이 변압기 부품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특정 회사 특허등록 기술을 규격으로 채택해 이 규격에 맞춰 제품을 납품한 중소업체들이 무더기로 특허 침해 소송을 당했다. 변압기 부품 제조업체인 거화금속공업은 19일 한전에 변압기 부품을 공급 중인 우강산업전기,삼풍종합전기 등 9개 업체를 주상변압기 관련 부품에 대한 자사의 의장권 침해를 이유로 경기경찰청에 형사 고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은 지난 2003년 5월 한전이 주상변압기 관련 부품인 '보호캡'에 대한 규격을 바꾸는 과정에서 거화금속이 2002년 등록한 '변압기용 애자보호캡' 의장과 비슷한 디자인을 채택하면서 비롯됐다. 개정된 규격에 따라 우강산업전기 등은 보호캡을 제조,한전에 납품했으나 이번에 의장등록업체인 거화금속에 의해 특허 침해 고발을 당하게 된 것. 우강산업전기 이병길 대표는 "한전 규격에 맞춰 제품을 만든 것 뿐인데 고발까지 당해 억울하다"며 "규격을 잘못 개정한 한전이 이번 소송의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송에 패할 경우 한전에 구상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거화금속 이완이 대표는 이와 관련,"규격을 개정하기 전부터 특허를 침해한 업체도 있었다"면서도 "한전이 특허등록 여부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화금속측 정원기 변리사는 "한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전 관계자는 이에 대해 "관련 부품에 대해 일일이 특허등록 여부를 확인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빚어진 일"이라고 밝혔다. 한전은 개정된 규격이 문제가 되자 지난 3월 다시 개정 이전의 규격을 적용하고 나섰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