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최근 한달여 사이 1백포인트가량이나 주저앉는 등 증시가 크게 휘청대고 있어 걱정이다. 미국 일본 등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더욱 그러하다. 세계 증시가 약세로 돌아선 것은 경기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는 점이 가장 중요한 원인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세계 경기의 소프트 패치(soft patch:경기상승 국면에서의 일시적 경기후퇴)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국제통화기금(IMF)이 경기 급랭(急冷) 경고까지 내놓은 상황이고 보면 투자심리가 위축되는 것은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다. 게다가 IBM 인텔 GM 등 미국 유수기업들의 1?4분기 실적도 부진하기 짝이 없어 '어닝 쇼크'를 유발하고 있다는 게 증시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우리 증시여건도 낙관하기 쉽지 않은 상황임은 분명하다. 경기회복 예상시점이 계속 늦춰지고 있는데다 삼성전자와 LG필립스LCD 등의 1?4분기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외국인 매도가 늘고 거래량은 줄어드는 등 전반적인 증시에너지의 약화 가능성이 높아지는 형국이다. 하지만 최근의 주가 움직임은 악재에만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경기는 지금이 바닥권'이란 분석을 내놓았고,골드만삭스 등 일부 기관에서는 올 성장전망치를 상향조정하기도 한 사실이 보여주듯 향후 경기는 꼭 비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일부 상장사들의 1?4분기 실적이 기대에 미달했다곤 하나 하반기엔 회복될 가능성이 크고, 한국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에도 별 문제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의견이다. 또 미국이 경제에 대한 믿음을 배경으로 금리를 계속 인상하고 있는 점, 치솟기만 하던 유가(油價)가 진정되고 있는 점 등을 생각해보면 세계경제도 어두운 측면만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향후 증시전망을 지나치게 비관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일시적 분위기에 휩쓸려 주식을 투매함으로써 손실을 자초하기보다는 장기적 안목으로 경제흐름을 분석하면서 냉철하고도 신중히 판단하는 투자 자세가 절실하다는 이야기다. 정부 역시 경기회복대책을 일관성있게 추진해 투자심리 안정을 도모하는 한편 머니마켓펀드(MMF) 등으로 쏠리면서 단기 부동화(浮動化)가 심화되고 있는 시중자금이 증권시장으로 향할 수 있도록 다각적 대응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