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재상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올해 말 기업연금제가 도입되고 펀드 판매 채널이 다양화되면 펀드 시장 성장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향후 5년 내 지금보다 2배 정도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펀드 가입 열풍 올 들어 펀드 가입에는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특히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은 4개월째 줄곧 플러스다. 3월 이후 주식시장 조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증가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 2월 말 9조7천억원에 머물던 주식형 펀드 수탁액은 3월 들어 10조원을 넘어선 이후 4월15일 현재 10조8천6백억원에 달하고 있다. 특히 적립식 펀드는 연초 들어 매달 2천억∼3천억원씩 늘어났으나 지난 3월부터는 신규 가입액이 4천억∼5천억원에 육박하고 있다. 한상수 동양투신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주부터 지수가 큰 폭의 조정을 받자 적립식 펀드 유입금액은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펀드 투자자들이 시황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중장기 계획에 따라 일관된 투자에 나서고 있다는 증거"라고 분석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은 "펀드 열풍은 저금리 상태가 지속되면서 개인들의 자금운용 방식에도 일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시중 금리가 물가상승률을 밑도는 실질금리 마이너스 상태가 이어지자 개인들의 관심이 저축보다는 투자로,특히 간접투자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간접투자 정착될까 강창희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장은 "최근 펀드 인기는 과거 '바이코리아' 때와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지난 99년 '바이코리아' 열풍 당시에는 펀드 투자에도 '대박환상'이 성행하다 대우채 사태를 계기로 거품이 급속히 꺼졌지만 지금은 펀드 시장 환경과 투자자의 마인드가 성숙돼 간접투자가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는 얘기다. 자산운용업계도 치열한 승부를 통해 경쟁력을 키워가고 있다. 특히 은행과 대형 증권사 위주로 운용사가 인수합병되는 등 업계 구조조정을 통해 초대형사가 속속 탄생하고 있고 피델리티 템플턴 등 외국계도 잇따라 국내에 진출,선진 운용 노하우를 선보이고 있다. 이재순 재로인 팀장은 "몇년 전만 해도 주식형 채권형 등 몇가지에 불과했던 펀드 상품이 다양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 것도 간접투자 확산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국내 펀드 시장은 매년 15% 정도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분석대로라면 오는 2010년께 국내 펀드시장은 4백30조원대까지 팽창할 것으로 전망된다.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