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오프닝)
지주회사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뒤
태평양의 주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습니다.
지주회사 전환의 의미와 전망을 취재기자와 함께 살펴봅니다.
보도본부의 박 재성 기자가…
(앵커)
어제는 7일만에 주식시장이 반등했지요. 태평양도 제법 오른 것 같더군요?
(기자)
태평양의 어제 종가가 27만 5천원인데요.
10% 올랐습니다.
시장 오름폭이 1%도 안 되니까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효과가 주가로 반영됐다고 볼 만합니다.
특히 모건스탠리와 CLSK 등 외국계 증권사들의 주식 매입이 눈에 띠고요.
외국인 투자자들은 어제 23억원치 9천주를 순매수했는데요.
지난 달 28일부터 닷새만 빼고 계속해서 태평양 주식을 사들였습니다.
지난 2003년 하반기에 농심이 지주회사로 변신하면서 주가가 크게 올랐는데요.
태평양도 이 같은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주회사라면 방금 언급한 농심 이외에 풀무원 등을 꼽아 볼 수 있지 않습니까? LG도 지주회사에 해당하고요. 일반적으로 지주회사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비교적 좋은 편이더군요.
(기자)
지주회사를 만드는 목적이 무엇인가라는 것인데요.
재산배분이라든가 상속 등의 문제 때문에 지분 구도를 깔끔히 정리하기 위해 지주회사 형태를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의 경우는 사업 재편성인 경우가 많습니다.
사업 재편성이라는 것은 한마디로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을 분리한다는 것인데요.
이론적으로 지주회사가 자회사 지배만을 목적으로 하는 순수 지주회사 그리고 독자의 사업영역을 갖고 있으면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사업 지주회사… 이렇게 구분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자회사 ‘헤쳐 모여’를 통해서 사업군내의 자산 배분을 적절히 조절하고 이를 통해서 기존 캐쉬카우, 즉, 현금 창출형 기업은 해당 사업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특화하고 모회사인 지주회사는 여유 현금을 바탕으로 신규 투자와 새 사업 발굴에 나선다는 것입니다.
기업별로 성격을 분명히 하고 향후 새로운 출자에 따른 지배 관계를 명확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진적인 제도라고 할 수 있고요.
주주 관점에서는 사업에 전념하는 자회사의 배당이 늘고 또, 그 동안 제대로 묵혀 뒀던 여유 자산이 보다 효율적으로 관리될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 수익률이 증진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배경이기도 합니다.
(앵커)
그럼 태평양의 지주회사안이 어떤 것인지 간단히 살펴 볼까요?
(기자)
먼저 지주회사 전과 이후의 그림을 한번 비교해 볼 수 있겠는데요.
지주회사 출범 이전에는 태평양을 구심점으로 해서 최대주주가 태평양을 지배하고 태평양이 관련 자회사를 거느리는 형태로 짜여 있습니다.
그런데 지주회사가 출범하게 되면 태평양 홀딩스를 지주회사로 해서 최대주주는 지주회사를 지배하고 지주회사 아래에 태평양과 장원산업 태평양제약 퍼시픽글라스 등이 놓이는 형태로 바뀌게 됩니다.
그럼 여기서 앞서 지주회사 효과가 어떻게 나타나느냐 하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겠는데요.
지주 회사인 태평양 홀딩스에 편입되는 회사 가운데 하나가 퍼시픽글라스입니다.
이 회사는 옛날 상호가 태평양 개발인데요.
화장품 용기를 만드는 회사입니다.
매출의 60% 정도가 태평양에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993억원인데 보유 현금이 1천5백억원쯤 됩니다.
그러니까 주가가 현금 자산만큼도 평가 받지 못하고 있었던 셈이죠.
달리 말하면 기업의 현금이 거의 제대로 활용되지 못한 채 묵혀 있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지주회사로 바뀌게 되면 앞으로 자산 배분 과정에서 이 같은 유휴 자산은 지주회사가 관리하게 되니까요.
훨씬 투자 수익률이 높은 쪽으로 활용될 수 있습니다.
자산 배분의 효율성이 증대되는 것이죠.
(앵커)
앞으로 지주회사 체제 구축은 어떤 순서를 밟게 됩니까? 그 부분을 먼저 살펴볼까요?
(기자)
회사측이 밝힌 일정에 따르면 우선 오는 8월 11일까지 현재 지주회사 구실을 하고 있는 태평양이 퍼시픽글라스를 흡수 합병합니다.
이어서 9월부터 연말까지는 또 다른 주요 회사 장원산업을 흡수합병하는데요.
이 회사는 거의 최대 주주가 전적으로 소유하고 있는 비상장 회삽니다.
녹차 농장과 임대사업이 주력사업입니다.
그리고 내년 4월까지 태평양이 인적 분할을 하는데요.
인적 분할로 태평양이 사업부문과 투자부문으로 분리되면서 기존 태평양은 사업부문만 남게 되고 나머지 자산은 모두 태평양홀딩스로 넘어가게 됩니다.
이후에 내년 5월에서 8월 사이에 태평양과 태평양홀딩스 사이에 주식 교환이 일어나게 되는데요.
태평양 주주들이 보유 주식을 내놓고, 현물출자지요. 태평양 홀딩스 주식을 받아가는 형태입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 태평양 홀딩스에서 물적 분할 형태를 통해 퍼시픽글라스와 장원산업이 떨어져 나가게 되는데요.
물적 분할이니까 이들 두 회사의 지분은 모두 태평양 홀딩스가 갖게 됩니다.
다소 복잡할 수도 있는데요.
거의 1년 반 정도 걸리는 셈이고요.
이미 대주주가 태평양 지분을 40% 이상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지주회사 전환에 따른 어려움은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다만, 비상장회사인 장원산업을 흡수 합병할 때, 늘 그렇듯, 비상장회사 합병에 따른 가치 산정의 문제는 남는다고 하겠습니다.
(앵커)
주식시장에서 예상해 볼 수 있는 효과를 한번 점검해 보죠.
당장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기자)
태평양의 주가에 대해서는 약 29만원 정도가 적정 가격으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이미 주가가 많이 올라 있기 때문에 더 뛰기 힘들다고 보는 편인데요.
1년 후에는 태평양 주주는 태평양 주식과 태평양 홀딩스 주식을 각각 1주씩 갖게 되지 않습니까?
간단히 말하면 1+1=2가 되느냐, 2 이상이 되느냐, 2보다 못하느냐 이런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까지 사례에 따르면 태평양의 경우처럼 인적분할한 경우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이전 시가총액보다 큰 경우가 많다고 하거든요.
그만큼 새로운 가치를 인정 받은 셈인데… 이것은 앞서 언급한 자산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데 따른 효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태평양의 자기자본 이익률 같은 것은 크게 향상될 수 있으니까요.
태평양 주주들은 장기적으로 사업 재편에 따른 가치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또 하나가 퍼시픽 글라스와 관련된 부분인데요.
현금이 1천5백억원인 회사를 천억원에 사들이는 셈이니까 태평양 주주 관점에서는 5백억원이 거저 들어오는 셈이죠.
이런 부분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퍼시픽 글라스 주주들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데요.
보유하고 있는 주식을 태평양 주식 0.54주와 교환하든가 아니면 매수 청구권을 행사해서 현금을 회수해야 합니다.
그런데 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이 주당 1만3천530원인데요. 어제 종가가 만4천6백원입니다.
그러니까 매수청구권은 큰 의미가 없고, 태평양 주가 추이와 교환 비율을 저울질해서 지금 시가로 팔지 아니면 태평양 주식으로 교환할지… 이런 선택의 문제만 남았습니다.
태평양이 10% 오르니까 엇비슷하게 퍼시픽글라스도 8% 오르는 것이고요.
지금으로서는 태평양 주가에 0.0547870을 곱해서 유리한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정도라고 하겠습니다.
가장 확실한 것은 퍼시픽 글라스 우선주를 보유한 주주들인데요.
어제 가격 제한폭까지 올라서 11,400원이 됐습니다.
태평양에서 1만2천5백원에 매수해 주겠다고 했거든요.
그 가격까지는 오른다고 하겠습니다.
박재성기자 js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