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하개발아젠다(DDA)협상과 관련한 서비스 시장 개방계획에 따라 건축사,회계사,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10개 전문직 시장을 개방하는 구체안을 내달중 확정할 방침이라고 한다. 앞으로 이들 분야에 외국인들의 국내 진출이 크게 늘어 시장을 잠식(蠶食)하게 된다는 의미이고 보면 우선 걱정부터 앞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무역의존도가 높은 우리 실정에서 서비스시장 개방은 선진통상국가로의 도약(跳躍)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부족한 전문인력을 수입해 첨단 서비스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성장잠재력을 확충해나가는 것이 당면과제란 점에서도 그렇다. 2006년까지로 예정된 DDA협상에서 우리는 이미 40개종의 서비스시장 개방을 요구받고 있고,정부도 앞으로 추가개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임을 감안할때 논란이 일고 있는 교육ㆍ의료ㆍ법률 등을 포함한 서비스시장 개방 폭은 더욱 확대될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이런 추세에 대응할 수 있을 만큼 우리의 준비가 충분한가 하는 점이다. 국내 산업 피해는 말할 것도 없고,해외 인력의 유입이 늘어나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국내 고용사정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구나 우리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훨씬 낙후돼 있다. 서비스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선진국들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고 생산성도 훨씬 낮다. 유학 및 연수,컨설팅과 법률자문 등을 위한 대외 지출만도 매년 수십억~수백억달러에 달해 무역적자가 급증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더이상 보호나 규제만으로 서비스 시장을 지킬 수 없게 된 만큼,개방의 대세를 수용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보다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고용시장에 대한 파장분석과 서비스 시장의 면밀한 수급예측을 통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고급 인력을 확보하고 고부가가치 서비스가 제공될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보완방안도 빨리 강구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