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두 번째 추기경이 탄생할까. 새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한국에 이런 선물을 안겨줄지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의 추기경은 지난 69년 교황 바오로 6세가 임명한 김수환 추기경(83)이 유일하다. 더구나 김 추기경은 연령 제한 규정 때문에 교황 선출을 위한 콘클라베(추기경단 비밀회의)에 참석하지도 못했다. 이 때문에 지난 69년 80만 신자에서 2003년 4백43만명으로 5배 이상 늘어난 한국에 새로운 추기경을 임명해야 한다는 천주교 신자들의 바람이 크다. 신자수가 한국의 4분의 1 수준인 일본은 시라야나기 세이치 추기경(77)과 하마오 후미오 추기경(75) 등 두 명이 이번 콘클라베에 참석했다. 세계에 유례 없는 가톨릭 순교국이며 모범적 성장 사례인 만큼 이제는 한국에도 복수 추기경 시대를 열어줘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가 그래서 끊이지 않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은 20일 새벽 평화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새 교황을 알현할 때 한국교회에 새로운 추기경을 임명해주도록 청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성염 주 교황청 한국대사도 최근 한 라디오방송을 통해 "새 교황이 선출되면 한국의 추기경을 추가 임명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현직에 있는 대주교 3명과 주교 19명 가운데 새 추기경이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대주교(71),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69),춘천교구장 장익 주교(61) 등이 유력한 추기경 후보로 꼽히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