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 회장이 주요 경영진을 이끌고 러시아로 달려간 것은 폭발적인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러시아의 구매력과 천연자원,뛰어난 R&D(연구개발)인력의 매력 때문이다.


LG그룹은 LG전자의 대규모 투자를 시작으로 화학,상사,CNS 등 주요 계열사의 대 러시아 투자를 전방위로 확대,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중 거대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한 러시아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구본무 회장이 모스크바 현지에서 전략회의를 주재하며 “러시아의 우수한 기초과학 및 항공분야 기술 연구인력을 많이 확보해 글로벌 연구개발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LG전자 앞세워 러시아 선점


러시아 시장은 최근 정치적 안정과 함께 오일달러 유입,제조업 설비투자 증가 등으로 지난해에는 7.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이같은 황금시장을 잡기 위해 LG그룹은 현재 러시아 시장에서 30%를 차지하는 전자의 디지털가전(DA) 부문을 중심으로 러시아내 시장 영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지난 99년 러시아에 진출한 LG전자는 러시아 전역에 1백90여개 LG브랜드숍을 운영하면서 유통망을 개척하고 각종 후원에도 적극 나서는 마케팅을 펼쳐 왔다.


이 결과 2002∼2005년 전자레인지 청소기 모니터 오디오 에어컨 등이 러시아 최고 권위의 국민 브랜드로 선정되는 실적을 거뒀다.


LG전자는 앞으로 루자 DA공장에서 PDP·LCD TV 등 프리미엄 제품을 본격 시판하게 되면 시장점유율뿐 아니라 수익성도 크게 개선,러시아 내 1위 가전업체로 올라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쌍수 LG전자 부회장은 "최근 LG전자는 러시아에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많은 제품이 국민 브랜드로 선정됐다"면서 "LG전자의 아홉번째 해외생산 기지인 루자 디지털가전 공장을 통해 러시아에서 손꼽히는 우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러시아 고급인력 확보하라


LG그룹은 화학 상사 CNS 등 주요 계열사를 내세워 러시아 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한편 러시아 내 핵심 연구인력 확보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에 따라 LG그룹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공대 내 'LG전자 이동단말연구소'와 모스크바국립대 'LG화학 첨단소재연구소'의 산학 공동 연구를 크게 강화하면서 현지 고급인력을 대거 확보할 방침이다.


러시아 내수시장 확대와 천연자원 개발을 겨냥,주요 계열사들의 러시아 진출도 적극 확대키로 했다.


LG화학은 최근 러시아 내 전자 자동차 건설 등 화학 관련 주요 산업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에 주목,현지에 PVC창호 공장을 연내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전년 대비 68%가량 늘어난 3천7백만달러의 수출실적을 올리며 러시아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다.


올해는 6천만달러로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1억달러 안팎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러시아와의 헬기사업도 확대,헬기 수입량을 지금까지의 50대 수준에서 오는 2008년까지 1백대로 늘리기로 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