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1분기에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9.5%의 성장률을 기록함에 따라 위안화 평가절상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이 1분기에만 1백66억달러의 막대한 무역수지 흑자를 올린 것은 미국이 위안화 절상을 더 강하게 요구할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꼴이 됐다. 또 올들어 전세계 섬유 수입 쿼터제 폐지로 중국산 섬유 수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미국은 물론 유럽 등의 섬유 수입 규제 움직임도 구체화될 전망이다. ○중국 고성장 배경 올 1분기 수출입액을 합한 중국의 무역 규모 증가율은 23.1%에 달한다. 중국 정부의 올해 무역 규모 증가율 목표치 15%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특히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무역수지 흑자는 "올해는 수출과 수입의 균형을 잡겠다"(마카이 국가발전개혁위 주임)는 정부의 의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중국의 수출 급증을 바라보는 외국의 시각이다. 위안화 가치를 달러에 사실상 고정시킨 덕에 달러가치 하락으로 수출가격경쟁력이 높아져 수출이 급증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갖게 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긴축조치를 유발한 고정자산투자는 증가율이 작년 1분기에 비해 20.2%포인트 감소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게 중국 당국의 판단이다. 부동산과 농업 에너지 교통 물류분야의 투자가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정부의 선택은 중국 정부는 미국 등의 압력을 피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수출 억제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섬유제품은 외국으로부터 수입 규제를 받기에 앞서 자발적으로 수출 감소를 유도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정부가 '위안화 절상' 카드를 전격적으로 채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수출 억제와 함께 물가 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1분기 물가상승률은 2.8%로 작년 전체의 3.9%나 올해 목표치인 4%를 크게 밑돌아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식품가격 급등이 주요 물가 불안 요소였다면 올해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위안화가 평가절상될 경우 구매력 상승으로 수입 가격이 하락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