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현 < 현대중공업 노조 수석 부위원장> 계절이 어김없이 우리에게 찾아와 생활의 변화를 요구하듯 우리의 노동운동도 계절에 맞는 옷을 갈아입고 능동적으로 변해야 된다.따뜻한 봄에 두꺼운 겨울 옷을 입고 있을 수 없듯이 노동운동도 환경에 맞춰 혁신을 해야한다.현대중공업 노조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하지만 아직도 노동현장에는 내 몫만 요구하며 강경투쟁을 일삼는 노조가 많다. 이런 측면에서 한국경제신문이 요즘 강성 노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파헤치며 노동운동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 '노조 지금이 변할 때다' 시리즈는 시의적절하다고 본다. 사실 우리나라 노동운동은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 노조권력의 독점과 세습을 통해 그들 스스로 노동 권력층화하는 데 혈안이 돼 있다. 노조가 취업장사에 나서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아직도 강성 노동운동이 노동현장을 주도하며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노사는 서로 협력하고 공존공생하는 동반자인 데도 불구,우리는 노사를 서로 적으로만 생각하고 무조건 눌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선명성을 내세우지 않으면 노동현장에서는 발을 붙일 수 없는 풍토다. 오직 투쟁을 일삼는 선명성만이 노동운동의 핵심이며,그렇지 않으면 이단아로 취급받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투쟁 성향이 강한 민주노총과 결별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현중 노조는 선명성보다는 조합원의 복지와 고용안정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투쟁을 위한 투쟁을 펼쳐 노조원들의 임금에 손해를 끼치는 일은 하지 않는다. 조합원들에게 희망을 안겨주고 지역사회와 국가경제에도 큰 힘이 될 수 있는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 대기업 노조에 흔히 있을 수 있는 권력화·특권화는 아예 발붙일 수 없다. 노동운동은 조합원과 국민들에게 희망을 안겨주어야 한다. 노동조합의 힘은 조합원으로부터 나오고 내부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에 깔고 있다. 현중 노조는 '노동운동의 1번지'로서 그 어떤 노조보다도 강경한 투쟁을 전개해 왔고,그 전통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그 시대에는 그것이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이 변한 만큼 노동운동방식도 그에 맞추고 있다.현중노조가 투쟁 만능주의에서 탈피해 조합원들의 복지 쪽으로 관심을 돌린 것도 이 때문이다. 현중 노조는 노사가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모델을 추구하고 있다.회사의 투명경영과 노동조합에 대한 신뢰,공정한 이윤분배를 전제로 노사가 함께 생존하고 발전한다.노동조합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면 그것을 능동적으로 해 나갈 것이다. 회사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현중 노조는 우리에게 일감을 준 선주사에 최고의 품질로 보답하겠다는 서신을 보내기도 했다.일감확보가 노동조합 정책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로 여기기때문이다. 현중노조는 선진 노사관계를 벤치마킹하며 회사가 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상생의 노동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