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주도하는 부동산 펀드가 그랜드백화점 강서점과 할인점인 그랜드마트 강서점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 그랜드백화점은 그동안 이랜드와 강서점 매각협상을 벌였으나 매각대금에 대한 양측의 이견이 커 난항을 겪어 왔다. 21일 그랜드백화점 관계자는 "이랜드 측이 제시한 매각대금과 우리 측이 원하는 가격이 5백억원 이상 차이가 나 협상이 답보 상태"라며 "최근 삼성생명 측이 부동산 펀드를 조성해 매입하는 방안을 제의해 와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동산 펀드는 자산 운용사가 거래 과정에서 매수자로 나서고 삼성생명은 지분을 보유하는 형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랜드백화점은 상반기 중으로 매각을 매듭지으면 매각자금으로 충북 오창지구에 사 놓은 부지에 3천여평 규모의 할인점 건설 공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번 협상이 성사될 경우 지난해 12월 개정된 간접자산투자운용법 시행 이후 부동산 펀드가 유통 점포를 인수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그랜드백화점 측은 현재 운영 중인 그랜드마트 강서점과 공사가 일시 중단된 그랜드백화점 강서점을 함께 매각하는 쪽으로 협상을 추진하고 있다. 그랜드백화점 측은 매각 뒤에도 점포에 대한 일정 부분 지분을 가지고 종전처럼 점포 운영을 맡는 대신 수익금을 6개월 단위로 부동산펀드 투자자에 돌려주게 된다. 그랜드백화점은 최근 매각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강서점의 시설 용도를 오피스텔로 바꿨다가 다시 백화점으로 되돌리는 용도 변경 작업을 진행 중이다. 그랜드백화점은 지난 79년 설립된 유통기업으로 백화점 2곳,할인점 5곳을 운영하고 있다. 매각 대상인 서울 둔촌동 그랜드마트 강서점은 2000년 1월 문을 연 할인점이다. 그랜드마트와 맞붙어 있는 그랜드백화점 강서점은 자금 부족으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삼성생명 측은 이와 관련, "그랜드백화점 측과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