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축구 농구 배구 등 기업들이 운영하는 프로스포츠 구단 사장으로 '홍보맨' 출신들이 대거 발탁되고 있다.


이는 '홍보맨'들이 구단주인 '오너'를 자주 대면하고 신뢰받고 있는 실세라는 점에서 기업들이 스포츠구단을 통한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2001년부터 프로야구 기아 타이거즈 사장을 맡고 있는 김익환 기아자동차 사장(55)은 고려산업개발과 기아자동차에서 홍보담당 임원을 지냈다. 올 1월부터 기아차 사장으로 승진,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구단에 힘을 실어주는 차원에서 여전히 중요사항을 결정하고 있다.


LG전자 홍보팀 부사장을 지낸 김영수씨(55)는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프로농구 LG 세이커스를 총괄하는 ㈜LG스포츠 사장이 됐다. 지난해 프로야구의 플레이오프 진출실패,농구단 성적 부진 등 구단 분위기가 어수선한 상황에서 '1등 LG'를 실현하기 위해 긴급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2003년부터 현대중공업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권오갑 울산현대 단장(54)도 실세로 꼽힌다.


대한축구협회장을 맡고 있는 정몽준 회장의 '오른팔'인 권 단장은 회사운영과 축구단운영,홍보 등 '1인3역'을 해내고 있다.


지난 86년부터 현대자동차와 현대산업개발에서 홍보팀장을 역임한 이준하 부산아이파크 사장(44)도 구단주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로 지난해 3월 부임했다.


이 사장은 부산아이콘스라는 팀 명칭을 현대산업개발이 분양하는 아파트 이름인 '아이파크'로 전환하며 통일된 이미지 구축을 꾀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홍보실장을 맡고 있는 김상욱 전무(52)는 지난해 1월부터 현대캐피탈배구단 단장이라는 직함을 동시에 갖고 있다. 지난달까지 SK텔레콤 홍보실장을 담당했던 신영철 전무(50)는 최근 SK 와이번스 사장 겸 스포츠단장을 맡았다.


이준하 부산아이파크 사장은 "홍보담당 임원은 구단주와 자주 접촉하면서 중요한 사안에 대해 빠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직책"이라면서 "구단 운영비도 결국 광고선전비로 처리되기 때문에 이를 관리하는 홍보담당 임원이 사업계획 수립이나 결산을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프로농구 부산KTF 구단주대행을 겸하고 있는 유석오 KTF 홍보실장(48)은 "기업의 사회공헌이나 스포츠 발전 기여도 결국 회사 이미지 홍보와 관련이 있다"며 "언론에 어떻게 노출되느냐가 관건인 만큼 홍보담당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